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을 주인공으로 하는 TV 드라마가 5일 중국중앙TV(CCTV)에서 첫 방영된다.
CCTV와 펑파이신문 등에 따르면 시중쉰 일대기를 다룬 40부작 드라마 <서북세월>이 이날 CCTV 채널1과 텐센트, 망고TV, 아이치이 등 콘텐츠 플랫폼에서 방영된다.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시중쉰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TV 드라마가 제작된 것은 처음이다.
드라마는 산시성의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시중쉰이 학생운동을 거쳐 공산혁명에 뛰어들며 신중국의 지도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렸다. 제1차 국공내전이 발생한 1927년부터 시중쉰이 당 선전부장이 돼 서북지역을 떠나는 1952년까지의 행적이 중심이다. 시중쉰이 1947년 국공내전 당시 중국 공산당 근거지였던 옌안을 사수하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과 소수민족 통합을 위해 애쓰는 일 등이 강조됐다고 전해진다.
시중쉰은 중국 8대 혁명원로로 꼽히는 인물이다. 드라마와 달리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다. 산시·간쑤성의 농촌에서 혁명활동을 했으며, 1950년대 초 티베트와 신장에서 사회주의화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일어나자 체포된 이들을 석방하는 등 유화조치로 지역을 안정시켰다는 평가도 받는다. 1959년부터 부총리를 지냈지만 1962년 마오쩌둥에 의해 반혁명 분자로 몰려 실각했다. 덩샤오핑에 의해 복권돼 개혁개방 중심지이던 광둥성 당 서기를 지냈다.
시 주석이 2013년 집권하면서 시중쉰의 권위를 높이는 작업이 진행됐다. TV에는 2014년 덩샤오핑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를 통해 처음 등장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시중쉰 탄생 110주년을 맞아 관영매체들은 시중쉰의 업적을 조명하는 홍보 기사를 대대적으로 내보냈으며 다큐멘터리도 만들어졌다. <서북세월>도 지난해 촬영이 시작됐다.
신화통신은 지난 7월 중국의 중장기 발전전략을 수립하는 자리인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를 앞두고 시중쉰을 덩샤오핑에 버금가는 개혁개방 지도자로 서술한 1만자 분량의 기사를 냈다가 돌연 삭제했다. 신화통신은 당시 기사에서 시 주석은 아버지로부터 개혁의 유전자를 물려받았다고 언급했는데, 당 내부에서도 ‘우상화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일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