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통령 기자회견 전날 중진 연쇄회동···불편한 친윤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

2024.11.06 18:30 입력 2024.11.06 18:45 수정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외교 현안관련 긴급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외교 현안관련 긴급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6일 당내 중진 의원들과 연쇄 회동했다. 윤 대통령에게 전면적 쇄신책을 요구하는 압박 행보를 이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친윤석열(친윤)계는 “대통령의 시간”이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5·6선, 3·4선 중진 의원들과 각각 간담회를 열었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담화와 회견에 대해 말을 아낀 대신 간담회 개최로 당 차원의 쇄신 요구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와 5·6선 의원들은 간담회에서 “내일 대통령 담화가 국민에 겸허한 자세로 변화와 쇄신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당내 최다선(6선)이자 친한동훈(친한)계로 분류되는 조경태 의원은 간담회 참석 후 기자들에게 “‘국민들 눈높이에 맞는 담화문이 될 것이냐’에 대한 우려와 ‘기대 수준은 맞출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함께하는 자리였다”며 “기대치 이하로 나오게 되면 국민들이 가만히 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의 인적쇄신에 대해 “대폭 했으면 좋겠다”고, 김건희 여사 수사에 대해 “그게 (담화에) 담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친한계도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을 이어갔다.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 유튜브에서 윤 대통령의 담화·회견 금기어로 “불법” “인위적 쇄신은 없다” “박절하지 못해서 그랬다”를 꼽았다. “정치는 합법, 불법을 따지는 게 아니며, 인사 자체가 인위적 조치”란 것이다. 그는 이어 “단순 사과로는 이젠 안 된다”며 “앞으로 (김 여사가) 활동 중단을 하겠다는 대선 과정에서의 대국민 약속으로 돌아가야 풀린다”고 촉구했다. 장동혁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서 한 대표의 김 여사 활동 중단 주장은 외교활동을 포함한 전면적 활동 중단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친윤계는 한 대표의 압박 행보에 반감을 드러냈다. 한 대표의 요구에 윤 대통령이 등 떠밀려 대책을 내놓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권영세 의원은 간담회 참석 후 기자들에게 “대통령실이 주도해서 여러 쇄신이나 개혁안을 만들어 시행하는 게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철규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한 대표를 겨냥해 “우리 당이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그런 것들은 물밑 대화를 통해서 충분히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요구함으로써 대국민 담화나 대통령실의 결단이 퇴색되게 된다”고 말했다.

조정훈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에게 이래라 저래라 당대표부터 주문을 오만가지 하지 않았겠나”라며 윤 대통령을 향해 “힘내시라”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간담회 참석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지금은 대통령의 시간이다. 기다려야 할 때”라며 “제언으로 포장되는 압박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일 담화 발표 이후 당정은 후반기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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