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와 DJ는 이런 식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2024.11.07 17:57 입력 2024.11.10 19:43 수정

역대 대통령의 사과와 성공 요건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처럼 역대 여러 대통령들도 본인이나 가족 문제에 대해 수차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어떤 사과는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오히려 역효과를 낸 사례도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가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결국 국정 성과가 동반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대통령들이 임기 중 국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녀 문제’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7년 ‘취임 4주년 담화’에서 아들 현철씨의 금품 수수 등 혐의에 대해 “아들의 허물은 곧 아비의 허물”이라며 “한보 사건과 관련해 제 자식의 이름이 거명되고 진실 여부에 앞서 그러한 소문이 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저에게는 크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2002년 아들 홍업·홍걸씨의 비위 의혹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으로 2008년 6월 대국민 담화에서 “국정 초기 부족한 점은 모두 저의 탓이다.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번지면서 대통령 지지율이 1년 만에 20%대로 추락했다. 이 전 대통령의 사과 이후 국정 지지율은 30%대로 올랐고, 집권 3년 차에는 49%까지 오르며 국정 운영을 이어갔다. 배경에는 ‘친서민 중도실용’이라는 새로운 정책노선을 제시하며 국정기조 쇄신 노력을 보였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대국민 사과는 오히려 역풍을 일으켰다. 박 전 대통령은 2016년 10월 태블릿PC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이튿날 열린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1분40초간 사과문만 낭독했다. 당시 10%를 겨우 웃돌던 지지율은 담화 이후 평균 5%대까지 떨어지며 탄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는 사과의 시기 자체가 뒤늦었고, 쇄신과 재발 방지 언급이 부족했다는 점이 가장 큰 실패 원인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의 사과 역시 국정쇄신이 뒤따르지 않으면 지지율 반전의 계기가 되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겉으로는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지만, 논란의 핵심인 김건희 여사 의혹은 외면했다. 국정기조나 인적쇄신 의지도 보여주지 못했다. 당장 야당에서는 “대통령이 국민을 버리고 김 여사를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이 머리 숙여 사과를 한 부분은 굉장히 (의미가) 크다고 보여진다. 보수층에서 지지율 반등 성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민생을 위해 4+1 개혁을 하겠다고 하는데 그 개혁의 성과가 나와야 한다. 이 상태로 계속 가면 (지지율이) 20~30%를 왔다갔다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1년 동안은 진짜 올인을 해야 한다”며 “지금은 성과로 승부를 걸어야 되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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