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년 만에 대통령직에 재당선되며 국제 정세에 격동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주력한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 강화 흐름에 변화가 불가피하고, 대북 정책에서도 한·미 간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당장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7일 짧은 통화에서 그 단초가 보였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그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지 먼저 얘기를 좀 하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물풍선 살포, 미사일 발사 등을 거론하며 북한이 나쁘다고 호소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참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재임 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가졌고, 다시 대통령이 되어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사이 북한은 남한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를 선언했고 핵·미사일 능력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켰다. 트럼프 취임 후 북·미가 한국을 배제한 채 비핵화가 아닌 의제로 직접 대화를 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윤 대통령 말대로 가까운 시일 내 트럼프를 만나 입장을 조율해야 한다.
발등의 불은 한국이 직접 연루되려고 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정부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전투 참여가 확인될 경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참관단 파병도 기정사실화했다. 두 사안 모두 야당은 물론 압도적 다수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이 전쟁은 빠른 속도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는 취임 첫날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함으로써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자국민 다수가 반대하고, 러시아를 적으로 돌리는 결과를 가져올 게 뻔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참관단 파병을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