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퇴행성 관절염 치료를 위해 휜 다리를 교정하는 수술을 받고 관절의 각도가 적정 범위를 벗어나는 결과가 나오면 수술한 무릎뿐만 아니라 다른 무릎까지 관절염이 발생하며 재수술 위험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한혁수 교수 연구팀은 ‘단측 교정절골술’ 수술 후 양 무릎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연구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07~2020년 서울대병원에서 교정절골술을 받은 환자 197명을 대상으로 약 6년간 추적 관찰했다.
국내에서 무릎 퇴행성 관절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는 지난해 약 320만명에 달할 정도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에는 다리 모양이 O자형으로 변형되는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다리가 휘어지면 무릎 안쪽의 연골 손상이 더 가속화되므로 심한 경우 휜 다리를 교정하는 교정절골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이 수술을 받으면 무릎 바깥쪽에서도 체중을 부담할 수 있게 중심이 옮겨져 통증을 줄이고 관절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 하지만 무릎 관절에서 허벅지·정강이뼈의 양 끝 부분이 이루는 각도가 적정 범위를 넘어서면 관절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가해져 수술한 무릎뿐 아니라 반대쪽 무릎에도 퇴행성 관절염 위험이 높아진다.
분석 결과, 수술 전후 무릎 관절의 정렬 상태를 평가하는 지표인 ‘관절선 수렴각’의 변화가 1.7~5.6도 사이일 때 양쪽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 진행이 줄어들고 예후가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술 후 측정한 관절선 수렴각은 1.5~3.9도 범위에 있어야 역시 양쪽 무릎의 관절염 진행과 추가 수술 위험이 가장 낮았다.
반면, 이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양 무릎의 예후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수술 전보다 교정 후 이 각도 변화가 5.6도를 넘어서 과대 교정된 경우에는 수술하지 않은 반대쪽 무릎에서 관절염이 더 빠르게 진행되고 수술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대로 각도 변화가 1.7도 미만으로 교정 정도가 과소했을 땐 수술한 무릎에서 다시 관절염이 심해지면서 인공관절로 바꿔끼우는 수술을 받아야 할 위험이 높아졌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교정절골술이 수술한 무릎과 수술하지 않은 반대쪽 무릎 모두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또 수술시 무릎 관절을 이루는 각도가 적정한 범위 안에 있도록 교정해야 무릎 건강을 오랫동안 지킬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한혁수 교수는 “교정절골술 후 적절한 관절선 수렴각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수술 후 양측 무릎의 예후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라며 “이를 통해 퇴행성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고 재수술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