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활동은 큰 영광…이 자리 마감” 사의 밝혀
문화계의 ‘마당발’ ‘대부’로 널리 알려진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85)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김 이사장은 지난 2007년 문화유산국민신탁설립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신탁 출범에 큰 역할을 했으며, 2009년 이사장에 선출된 이후 지금까지 이사장직을 맡아왔다.
김 이사장은 22일 서울 스테이트타워남산에서 열린 ‘2024 국가유산 사회공헌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해 “이 자리(이사장직)를 마감하려 한다”며 “문화유산국민신탁에서의 활동은 개인적으로도 큰 영광이었다”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김 이사장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설립위원장으로 참여해 회원이 300~400명 되던 때부터 오늘날 1만7300명에 이르는 순간까지 왔다”며 “그동안 신세 진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국민 소득이 올랐다고 해도 그것을 뒷받침할 문화적 사상, 문화적 힘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문화유산의 보전과 향유를 위한 민간 차원의 활발한 활동을 강조했다. 그는 문화유산을 보전하고 가꾸는 신탁의 취지를 언급하며 “누가 이사장을 맡더라도 책임감을 갖고 문화유산을 위해 힘써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그동안 박물관을 비롯해 문화예술계, 특히 문화유산과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 것으로 유명하다. 1964년 삼성출판사를 설립해 국내 굴지의 출판사로 성장시켰으며, 국내 첫 출판박물관을 건립하기도 했다.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에 취임한 뒤에는 미국 워싱턴 주미대한제국공사관, 전남 벌교의 보성여관, 시인 이상의 서울 통인동 집 등을 복원하는 데 이바지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은관문화훈장, 국민훈장 모란장 등 여러 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최근 신탁을 둘러싸고 법인 규정, 운영 방식 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문화유산국민신탁은 지난 8일 후원 회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탁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신탁 회원 수 증가에 따른 개선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