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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정우성씨와 모델 문가비씨가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 출산이 화제가 되면서 다양한 해석과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문씨는 두 사람 사이에서 생긴 아이를 혼자 기르기로 했고, 정씨는 양육비를 책임지기로 했다고 소속사 등을 통해 밝혔다. 이를 두고 “정씨가 결혼 없이 돈으로만 책임지겠다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 결혼을 한 부부가 아이를 낳아 함께 키우는 전통적인 ‘정상가족’에서 벗어난 데 따른 거부 반응도 있다. 전문가들은 비혼 출산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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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약해지는 결혼과 출산의 연결고리, 비혼출산을 지원할 이유

여전히 ‘정상가족’에 갇힌 한국 사회

통계청이 지난 12일 발표한 ‘2024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4명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혼인외 출생자는 1만90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2021년 방송인 사유리씨가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낳으면서 비혼 출산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기도 했다.

정씨와 문씨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반응은 부부·자녀 중심으로 구성된 ‘정상가족’ 중심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 먼저 정씨를 겨냥해 “결혼하지 않고 아버지로서의 책임을 회피했다”고 비판하는 여론이 높다. 일부 언론매체는 ‘법적 쟁점을 따지겠다’며 양육비 청구를 위한 절차를 소개하거나 구체적인 금액을 거론하기도 했다. ‘정씨의 재산이 누구에게 상속될까’를 해설하는 사람까지 등장했다.

이를 두고 변수정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전히 전통적 가족 관념을 중요시하는 사회임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하고, 이제는 여러 형태의 가족에 관해 고찰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순남 가족구성권 연구소 대표는 “‘정상가족은 없다’는 메시지가 더 강조돼야 한다”며 “어떤 가정에서 태어나도 이 사회에서 동등한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고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플랫]14명의 비혼모 작가가 쓴 ‘결혼은 모르겠고, 아무튼 아이는 있어요’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정씨 관련 뉴스를 언급하며 “결혼을 하냐 마냐 하는 결정까지 비난과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공감이 가지 않는다”며 “아이를 위해 부모가 혼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편견”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적었다.

새로운 형태의 가족 받아들일 준비, 국가는 충분히 하고 있나

비혼 출산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은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대부분의 임신·출산·육아 지원 정책이 부부 중심으로 짜여있기 때문이다. 최형숙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는 “국가에서 제공하는 돌봄은 맞벌이 부부가 우선이어서 비혼 가정은 정책에서 소외는 경우가 있다”며 “젊은 비혼모들이 일하면서 출산휴가·육아휴직을 충분히 쓸 수 있게 하는 등 아이를 혼자 기를 수 있는 환경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아동의 권리를 가장 중심에 두고 고민해야 한다”며 “어느 가정에서 태어났든 아동이 돌봄·양육을 온전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논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비혼 여성의 재생산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논의는 과거부터 이어져왔다. 지난달 국회에서는 비혼 여성이 인공수정 등 보조생식술을 지원받을 근거를 마련하고 임신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이 난임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독립출산지원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현행법은 혼인 관계에 있는 여성에게만 보조생식술과 난임 시술을 지원하고 있다. 유사한 내용의 법안이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여러 건 발의됐지만 모두 통과되지 못했다.

▼ 배시은 기자 sieunb@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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