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은 상기된 표정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고 했지만, 대통령이 피를 토할 만한 상황은 전혀 없었다. 전시나 사변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오로지 윤석열의 무능, 무책임, 무지 때문에 국정 전반이 난맥상을 보였을 뿐이고, 대통령이 오로지 자신과 배우자의 안위에만 골몰했던 게 문제였다.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국회를 적대시했고, ‘격노’와 ‘갈등’만 반복하며 독재를 일삼았다.
윤석열은 국회의 탄핵 소추, 예산 감액을 ‘내란을 획책하는 명백한 반국가행위’라 규정했다. 자신이 들어야 할 말을 국회와 국민을 향해 내뱉었다. ‘국민 삶은 안중에도 없다’는 대목이야말로 윤석열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는 말이다. 윤석열에겐 국민의 목숨마저 안중에 없었다. 무리한 수색 때문에 죽어간 해병대원의 목숨, 이태원에서 죽은 158명의 목숨, 오송참사로 죽어간 14명의 목숨도 그랬다. ‘범죄자 집단의 소굴’이라고 국회를 모욕했지만, 윤석열 가족이야말로 범죄 집단이었다.
윤석열의 폭주를 막을 방법은 하나밖에 없었다. 국회가 계엄해제를 요구하는 것뿐이었다. 그러나 윤석열은 국회가 헌법적 권한을 사용하는 것을 그냥 두지 않았다. 경찰에게 국회 외곽을 봉쇄하게 했고, 중무장한 계엄군을 국회 경내로 진입시켰다.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대표, 한동훈 대표 등을 체포하고, 국회의 표결을 막기 위해서였다.
국회 안팎은 난장판이었다. 경찰은 국회를 에워싸고 출입을 전면 통제했다. 국회의원과 국회 직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67세의 우원식 의장도 72세의 이학영 부의장도 모두 담을 넘어 국회에 들어가야 했다.
혹시 경찰이 국회를 둘러싸는 경우가 있다면, 국회의장이 테러 위협으로부터 국회를 보호하기 위해 경비를 요청하는 경우 말고는 있을 수 없다. 경찰은 국회에서 계엄해제 요구가 통과된 다음에도 한참 동안 국회를 봉쇄했다. 국회의장의 거듭된 퇴거 요청에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어떤 법률적 근거도 없는 범죄행위다. 경찰의 국회 봉쇄는 국회의 업무를 방해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윤석열의 내란에 종사했기에 내란죄에 해당한다.
현직 대통령이 내란을 시도하는 보고도 믿을 수 없는 헌정질서 유린 사태는 국회로 달려와 준 시민들의 저항으로 정상화될 수 있었다. 내란 사태는 일단락되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형법이 제일 먼저 챙기는 범죄가 바로 ‘내란’이다.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를 처벌하는 범죄(제87조)다. 형법 제91조는 “헌법 또는 법률에 의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거나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을 국헌문란 행위라 규정하고 있다. 12월3일 밤과 4일 새벽에 걸쳐 국회 안팎에서 윤석열의 지시를 받은 군과 경찰이 자행한 행위는 명백한 국헌 문란행위였다.
윤석열은 국가권력인 국회의 기능을 배제하였고, 국헌을 어지럽힐 목적으로 자신이 통수권을 갖는 군대와 경찰을 동원했다. 형법에 따르면 윤석열은 내란의 ‘우두머리’로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하는 가장 무거운 범죄를 저질렀다. 국방부 장관 김용현, 특전사령관 여인형, 국방부 정보본부사령관 박종선, 행안부 장관 이상민 등 윤석열의 충암고 동문들과 계엄사령관이던 박안수, 행안부 경찰국장 박현수, 경찰청장 조지호, 서울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 오병문, 국회경비대장 목현태 등은 내란의 “모의에 참여하거나 지휘하거나 그 밖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했기에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해야 한다.
주도적 역할은 아니지만, 부화수행(附和隨行)하거나 단순히 폭동에만 관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곧 줏대 없이 상급자의 명령을 따라 움직인 군인과 경찰관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범죄 피의자들의 실명을 일일이 거명한 이유는 단순하다. 이들이 현실의 법정에서 내란죄로 제대로 처벌받는지 챙겨보자는 거다. 가장 시급한 것은 내란죄의 우두머리 윤석열을 체포하고, 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하는 것이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과 상관없이 즉각 헌법과 법률의 엄중함을 보여줘야 한다. 윤석열이 비록 현직 대통령 신분이라고는 하나, 대통령의 불체포 특권은 내란과 외환의 죄를 범했을 때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바로 범죄자들을 체포해서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