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밤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병력을 투입했던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중장·육사 47기)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병력 이동 위치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6일 밝혔다. 곽 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사당 안에 있는 의원들을 밖으로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병주·박선원 의원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두 의원이 경기 이천시에 있는 특전사령부를 찾아가 진행됐고, 김 의원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송됐다.
곽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으로터 “‘707이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고 (비화폰으로) 전화 받았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해당 전화가 온 시점은 “작전 중간쯤”이었고, “이동 위치를 보고하고 끊었다”고 말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계엄 작전에 구체적으로 관여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곽 사령관은 김 전 장관으로부터 국회 본회의장에 있는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으나 따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판단했을 때는 명백히 위법사항이고, 임무 수행하는 요원들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항명이 될지는 알았지만 그 임무를 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국회에)가면 인원이 없어서 건물 안에 들어가서 출입통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러나 실제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어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강제로 들어가려면 피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해서는 안될 일이였기에 다른 통로를 찾으라고 했고, 그렇게 해서 들어갔다”고 말했다.
출동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간부들이 퇴근한 상황이었다”며 “707(특수임무단)이 빨리 소집된 것은 대테러 관련 야간 훈련 등이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헬기를 준비하는데 50분 정도 소요돼 (병력)전개가 늦어졌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절대 (요원)개인들에게 실탄을 주지 말라고 했고,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절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작전하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부대 상황일지에도 기록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이 테이저 건과 공포탄 사용을 건의했다’는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전 계엄사령관)의 발언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명했다. 곽 사령관은 “현장 707(특수임무단)팀에게 공포탄이든 사격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법무실장이 옆에서 ‘그 사항은 계엄사령관이 결심해야 할 지침’이라고 조언해 계엄사령관에게 사용 확인에 대한 요청을 했다. 계엄사령관에게 (공포탄)을 쓰면 안된다고 정확히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개인에게 실탄이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고 거듭해서 말했다. 우발 상황을 대비해 실탄이 담겨있는 통을 가져갔지만, “탄통은 버스 등에 뒀다”고 말했다. 또 “저격수를 운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곽 사령관은 울음을 참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국회 등에)병력을 투입했던 책임은 제가 지도록 할 테니, 부하들에게 책임이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