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대선 1차 투표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킨 극우 성향 무소속 후보가 대통령 당선 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칼린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5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필요한 만큼 계속 돕겠다’는 유럽연합(EU)의 입장에 동의하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나는 내 국민을 돌봐야 한다는 데만 동의하며, 우리 국민을 끌어들이길 원치 않는다”면서 자신이 대선에서 당선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정치적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친러시아 성향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칭송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선 “애국자이자 지도자”라고 언급했으나 “팬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지난달 24일 치러진 루마니아 대선 1차 투표에서 제오르제스쿠 후보는 22.94%를 득표해 19.18%를 얻은 중도우파 야당 루마니아구국연합(USR) 엘레나 라스코니 후보와 결선에 진출했다. 결선 투표는 8일 치러진다.
루마니아는 총리가 행정 실권을 가지는 이원집정부제 국가지만 대통령이 외교·국방 관련 사안을 책임져 영향력이 작지 않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EU에 모두 가입된 루마니아에는 나토의 대형 군사기지와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 등이 배치돼 있다. 루마니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패트리엇 방공 미사일 포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고, 러시아의 흑해 봉쇄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길이 막히자 자국 수출로를 열어주는 등 우크라이나를 전적으로 지원해 왔다.
BBC는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루마니아는 나토의 동쪽 측면에 있는 러시아 동조자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