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도 ‘일임’했었다···윤석열의 ‘일임’에 시민들 “도대체 누구에게 일임?”

2024.12.07 12:50

YTN 뉴스 방송 화명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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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습니다.”(박근혜 전 대통령 2016년 11월29일 청와대 제3차 대국민담화)

“제 임기를 포함해 정국 안정 방안은 당에 일임하겠습니다.”(윤석열 대통령 2024년 12월7일 용산 대통령실 대국민 담화)

윤석열 대통령이 7일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담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자 8년 전 탄핵을 앞두고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거취를 ‘일임하겠다’고 밝혔으나 윤 대통령은 여당인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은 국회에 맡긴다고 밝혀 차이를 보였다. 시민들과 누리꾼들은 “자신의 마지막을 대하는 두 사람이 이렇게 차이를 보이다니 실망스럽다”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이 이날 담화문에서 밝힌 내용의 핵심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된 표명이었다. 그는 “제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은 당에 일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비상계엄 해제 후 사흘 만에 나온 입장이었다.

이같은 발언은 이날 오후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여당을 향해 탄핵 반대 명분을 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는 8년 전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을 한 달 정도 앞두고 있던 박 전 대통령의 담화문과도 비슷하다. 박 전 대통령은 당시 “그동안 저는 나라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 길인지 숱한 밤을 지새우며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며 “대통령직 임기단축을 포함한 진퇴문제를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윤 대통령의 ‘일임’이라는 단어를 놓고 혼란스러워하거나 비판하는 반응이 나왔다. 국민의힘 내에선 “일임의 의미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권한을 넘긴다는 뜻 아니겠냐”는 해석들이 나온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본인이 죄를 짓고 피할곳을 찾다 찾다 ‘우리 당’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박근혜 담화에서는 국회에 위임하겠다고 했는데 이거는 국민의힘과 모종의 이야기를 나눈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한준호 의원)고 비판했다.

시민들과 누리꾼들도 성토했다. 이날 열릴 여의도 국회 앞 집회에 나가던 회사원 이승훈씨(46)는 “박 전 대통령보다도 후퇴한 것 같은 윤 대통령의 담화에 정말 실망했다”며 “자신의 잘못을 누가 책임지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박근혜도 계엄은 안했다” “자기 선에서 수습 못하고 화만 내더니 이제 자기를 보호하라는 거 아니냐” “일임 받은 국민의힘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는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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