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에 ‘탄핵’ 글자 직접 새겨 넣은 팬들
“탄핵 집회는 장기전, 새로운 문화 만들자”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는 국회 앞에는 오전부터 수만명의 시민이 모였다. 집회와 시국선언 등을 앞두고 깃발을 들고 투쟁가요를 부르는 이들도 있었지만, 아이돌 굿즈를 포함해 아기자기한 소품을 들고나온 이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탄핵 정국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면 사회·문화적으로 의미 있는 행사가 되길 바라서 이 같은 물품을 들고나왔다고 말했다.
아이돌 그룹 ‘하이라이트’의 응원봉을 들고나온 구현씨(22)는 “뭘 들고 올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 시위가 다 같이 빛을 모아서 하는 시위라고 생각했다”며 “나에겐 가장 빛나는 마음이 덕질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해 응원봉을 들고 왔다”고 말했다.
그룹 NCT의 팬이라는 김다영씨(23)·김가현(19)·이다연(21)·김예은씨(20) 등은 “NCT 좋아해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자동차 차량용 반사 스티커를 사서 ‘탄핵’, ‘모두의 바람’ 등 문구를 써서 한 땀 한 땀 오려 응원봉에 붙였다”고 말했다.
밤까지 이어질 집회를 생각해 각종 LED 등을 꾸며서 나온 이들도 보였다.
신상은씨(27)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파는 LED 무드등에 ‘탄핵’, ‘체포’라는 글자를 적어 들고 왔다. 신씨는 “눈에 띌 것 같아서 사왔다”며 “탄핵 집회가 끝나면, 글자를 지우고 원래의 크리스마스 용품으로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ED 등에 핀과 철사 등을 둘러 장식한 물품을 들고나온 양정운씨(29)는 “장기전으로 가겠다는 생각에에 이런 집회의 시그니처가 될 걸 꾸며야겠다고 생각해 사서 꾸며봤다”고 말했다.
이날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국 31개 대학교 학생이 국회 인근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에 대학 ‘과잠’을 입고 온 이들도 많았다.
김선우씨(23)는 “탄핵 집회 관련 글이 학내 커뮤니티에 많이 올라와서 관심 가지게 됐다”며 “2016년 대통령 탄핵 집회 이후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할지 몰랐는데 다시 마음이 끓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탄핵이 될 때까지 같이 부딪히겠다”며 “(오늘 탄핵 표결이 안된다면) 매주 토요일에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