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해병대 모자를 눌러쓴 해병대 예비역들이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표결 중인 국회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을 외치며 항의했다. 30대 초반의 젊은 예비역부터 머리가 희끗희끗한 고참 예비역까지 한목소리를 냈다.
해병대예비역연대 소속 회원 60여명은 이날 오후 6시30분 이후부터 국회 정문 앞에서 시위를 했다. 인파가 몰려들어 일대가 혼란을 빚자 이들은 “오와 열”을 외치며 충돌을 막았다. 또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통행로를 확보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도 했다.
집회 주최 측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나오자 이들은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불렀다. 주최 측은 해병대 147기부터 1200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기수가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고 알렸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채 상병 특검 등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을 이어왔지만,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라며 “그러다 12·3 비상계엄이라는 말도 안 되는 내란 범죄가 벌어졌다. 국헌을 문란케 한 내란 수괴 윤석열은 법에 따라 참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집회 현장 한구석에서는 마감이 1시간 남은 과제를 마치려고 노트북을 펼친 채 공부를 하는 대학생도 있었다. 올해 대학에 들어간 박모씨(20)는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 서평을 화단에 앉아 쓰고 있었다. 박씨는 “한강 작가가 ‘이런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라고 하기도 했고, 나 스스로 더 공부하고 싶기도 해서 나오게 됐다”며 “교수님이 어제 수업에서 이번 사태를 언급하기도 하셨으니, (과제가 좀 늦어도) 봐주실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