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한 자동차 4대 중 1대는 미국에서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들어 11월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665만6584대를 판매한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만 154만8333대(23.3%)를 팔았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 비중이 23%를 넘긴 것은 26만1782대(28.8%)를 판매한 1988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1990년대 초중반 품질 문제와 일본 완성차 업계와의 경쟁, 글로벌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부족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해 미국 판매 비중이 한 자릿수를 맴돌았다. 2000년대 두 자릿수로 반등에 성공한 현대차그룹은 2021년 22.3%로 16년 만에 20%대를 회복했다. 이후 2022년 21.5%, 지난해 22.6%로 상승해 올해 36년 만에 23%대에 돌입했다.
미국 시장 호실적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2년 연속 일본 도요타그룹, 독일 폭스바겐그룹에 이어 글로벌 판매량 3위를 차지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 2020년 미국에서 122만4758대를 판매한 현대차그룹은 2021년 148만9118대, 2022년 147만4224대를 거쳐 지난해 165만2821대로 연간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주요 차종은 친환경차,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으로 고가 차량이 많기 때문에 회사 수익성에도 크게 기여했다.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합산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월간 기준 최고인 23.1%(3만5529대)를 기록했고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도 최다 판매량(8003대)을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현대차그룹이 올해 도요타에 이은 글로벌 수익성 ‘톱2’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1조3681억원으로 폭스바겐(19조3557억원)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가 한 달 남은 상황에서 월평균 실적을 단순 계산하면 올해 미국 시장 판매량은 약 168만9000대로 최다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