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매주 토요일마다 탄핵·특검 따박따박 추진하겠다”

2024.12.08 15:59 입력 2024.12.08 19:26 수정

내란죄 특검·국정조사도 추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들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투표불성립이 선언된 후 로텐더홀 계단에서 ‘윤석열 탄핵’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들이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투표불성립이 선언된 후 로텐더홀 계단에서 ‘윤석열 탄핵’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수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8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다시 의결하기 위해 일주일 간격으로 안건 발의와 표결 절차를 무한반복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민주당은 주말마다 열리는 탄핵 요구 집회와 윤 대통령의 각종 의혹에 대한 특검, 국정조사 등을 통해 비판 여론을 최대한 끌어모을 계획이다. 탄핵안을 부결시킨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이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즉각 재추진하겠다며 “탄핵안과 특검법이 통과될 때까지 매주 절차를 밟아 동시 처리를 위한 노력을 따박따박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발의를 이어가 여권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정기국회가 끝난 뒤 새로 임시국회를 열고 또다시 탄핵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11일쯤 탄핵안을 발의해 이번처럼 하루 뒤인 12일 본회의에 보고하고, 표결 시한이 끝날 무렵인 14일쯤 표결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재명 대표는 앞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무한반복해서라도 반드시 (탄핵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며 “탄핵안을 일주일 단위로 쪼개서 발의해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계획을 세운 배경에는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하는 탄핵안의 특성과 함께, 주말 집회를 통한 여론 지원을 받으려는 민주당의 전략적 계산이 깔려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8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제 셀 수 없는 인파가 여의도를 꽉 채웠다”라며 “그 분들과 함께 이 일을 성사시켜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단체들은 향후 토요일마다 국회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탄핵 절차를 반복하며 비판 여론을 모으면 크리스마스 전후로는 실제 탄핵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핵안이 통과될 때까지 소속 의원들의 국회 내 대기와 해외출국 금지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탄핵안이 부결될 때마다 국민의 분노는 증가하고, 국민의힘은 존속에 엄청난 위협을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당에서는 현재 공석인 헌법재판관 3명 가운데 2명을 먼저 선출해, 탄핵 심판을 신속히 준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탄핵안이 가결돼도 헌법재판관들의 부재로 선고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계속 표결에 참석하지 않으면 탄핵안 발의가 반복돼도 결과가 같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국민들 앞에 (탄핵 표결) 실패를 거듭 반복하는 것은 우리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최대한 조기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국회 내 전략을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정국 향배는 국민 여론에 달려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에 탄핵 절차뿐 아니라 상설특검과 국정조사도 동시에 가동해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는 윤 대통령의 내란죄 혐의에 대한 상설특검 수사요구안과,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관한 국정조사 실시계획서 등을 처리할 예정이다. 또 내란죄 관련 국정조사와 대정부질의도 예고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상설특검이나 국정조사도 가게 되면 (대통령실에 대한) 더 새로운 의혹이 나오고, 더 비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법을 통한 공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앞서 본회의서 부결된 ‘김건희 특검법’과 내란죄 혐의에 대한 별도의 특검법을 9일 발의해 이르면 12일 처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표는 “대통령 탄핵만 표결하면 국민의힘이 아예 안 나타날 가능성이 있으니, 다른 특검 입법도 최대한 많이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특검법이 국회에서 통과됐을 때 윤 대통령의 반응을 보겠다는 취지도 깔려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특검법을 처리하면 (윤 대통령의) 거부권이 확실시되고, 거부권이 행사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한덕수 국무총리가 얘기하는 ‘대통령 직무배제’가 얼마나 허위인지 국민이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권은 윤 대통령의 탄핵안을 부결시킨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일 계획이다. 탄핵안 부결의 ‘책임론’을 강조하고, 여당의 지지율 하락 추세가 심화되면 탄핵안 투표에의 동참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위헌정당’, ‘내란정당’ 등의 표현을 쓰며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윤 대통령의 출당 조치를 촉구하기도 헀다.

민주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안 부결로 내란세력에 가담한 형국이 됐다며, ‘한동훈 특검법’ 등을 통한 압박도 검토하고 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한동훈 특검은 내부적으로 오래 전부터 논의해 온 문제이고, 현재도 검토하고 있다”라며 “한동훈 특검 뿐 아니라 추가 고발 등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다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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