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친한동훈(친한)계는 8일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사태 수사와 관련해 “내란죄의 경우에는 현직 대통령이라도 구속수사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반대로 윤 대통령 탄핵소추가 무산된 상황에서 역풍을 피할 대안으로 구속 수사가 제시될지 주목된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현직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이 있어서 수사를 하기가 어려운데 내란죄의 경우에는 불소추 특권의 범위 내에 들어있지 않다”며 “현직 대통령이라도 구속 수사까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강제수사를 통해 그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을 지우는 게 맞다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헌법 84조에 따르면 대통령의 형사소추 면제권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예외로 둔다.
김종혁 최고위원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속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그건(내란죄는) 대통령이라고 그래서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아니니까”라며 “대통령이 아니라 그냥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한 사람의 책임으로 끝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상수 대변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대통령 불소추특권의 예외가 있다. 재임 중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가능한 것은 내란죄와 외환죄뿐”이라며 “어제 대통령은 정치적, 법적 책임을 진다고 하였고 헌법상 대통령도 재임 중 내란죄로 긴급체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직무 정지와 조기 퇴진의 방법을 우리 헌법은 탄핵만 예정하고 있지 않다”며 “이재명과 조국도 재판받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가 일제히 대통령 구속 수사를 거론한 것은 탄핵에 반대한 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6일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정지가 필요하다”고 밝혀 한때 탄핵에 찬성하는 것으로 해석됐는데 이후 탄핵 반대 당론이 유지되면서 입장이 후퇴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한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며 “지금 진행되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가 엄정하고 성역 없이 투명하게 이뤄지게 할 것”이라며 “정부나 당 누구라도 옹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을 윤 대통령에게 지워 여권 공동책임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