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방첩사령관이) 이재명 위치 추적 요청…다시 전화 와 한동훈 추가”

2024.12.09 17:09 입력 2024.12.09 21:30 수정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개최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박성재 법무장관. 연합뉴스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동운 공수처장이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박성재 법무장관.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로 피의자 입건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수사기관들의 ‘윤석열 대통령 신병 확보’가 주요하게 논의됐다. 법무부는 내란죄 혐의로 윤 대통령을 출국금지했다. 회의에 출석한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조지호 경찰청장은 야당 의원들로부터 ‘내란공범’이란 비판을 받았다.

배상업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이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의 신청이 있었다”면서 “윤 대통령을 오늘 오후 3시30분쯤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윤 대통령의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신청했다고 법사위에서 밝힌 지 약 26분 만이다. 배 본부장은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출국금지 조치를 안 했느냐’는 질문엔 “검토하겠다”라고 답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내란 피의자 윤석열을 구속할 의지가 있느냐’고 묻자 오 공수처장은 “신병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 공수처장은 야당 의원이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촉구하자 “잘 알겠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법사위에 출석한 박 장관을 향해선 야당 소속 법사위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먼저 오 공수처장에게 “내란의 수괴는 윤석열이고, 그 수괴에 부화뇌동하고 동조했던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에 대해서 신속하게 신병 확보를 해야 한다. 동의하느냐”고 물었고, 공수처장은 “동의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이에 박 장관을 지목하며 “그럼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는 저 내란범도 같이 구속해야 한다. 박성재 장관이 내란 공범이다. 알고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박 장관은 “무슨 이유로 그렇게 말씀하시냐”며 불쾌감을 표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도 박 장관을 향해 “법무부 장관은 어떻게 그 현장에 가고 거기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는 데 안 된다고 바짓가랑이를 못 잡았냐”라며 “안된다고 해야 되는 거 아닌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아서 공범이라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곧장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조지호 경찰청장을 향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경찰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의원 등의 국회 출입을 막아 논란이 됐다. 조 경찰청장은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조 청장이 직을 유지하는 것이 국가수사본부의 내란 범죄 수사에 지장을 준다’고 지적하자 “원래 경찰청장은 개별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를 못 하도록 법률에 규정돼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 수사가 진행되고부터 국수본 이하, 관련 국장 이하는 저한테 보고하지 말라 지시됐다”고 덧붙였다.

조 경찰청장은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책임은 당연히 제가 진다”고 말했다. 그는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불법을 인지했으면서 국회를 전면 통제 지시한 이유가 뭐냐’고 질문하자 “그건 국회 통제가 아니다”라며 “여러 우발 상황 우려되기 때문에 국회 주변 경비를 강화하란 지시였다”고 답했다.

조 청장은 비상계엄 사태 당시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전화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주요 정치인에 대한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관련 질의를 받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처음에 불러준 명단에 없었고, 그 뒤에 다시 전화가 와서 한 명 추가라고 해서 (명단에) 들어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청장은 여 사령관의 위치추적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에 반대해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당일 아침에 법안을 발의하고 숙려기간 없이 중대한 법안을 바로 상정하는 일방통행식 운영을 묵과할 수 없어 토론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법사위 회의장에선 걸그룹 소녀시대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이 노래는 윤 대통령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불러 외신 등에서 화제가 됐다. 정 위원장은 노래가 끝난 뒤 비상계엄 사건 수사권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는 수사기관들을 향해 “수사권이 어디에 있느니, 영장을 중복 신청해서 발부를 못 했다고 얘기하고 있으면 되겠나”며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를 꺾지 말라.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고 구속해 감옥으로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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