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낭만이 빛나는 밤…연말연시 도심을 밝히는 빛축제

2024.12.28 12:00 입력 2024.12.28 12:01 수정
서울·여주 | 글·사진 정은주 여행작가

빛으로 지은 광화문과 황금빛을 내뿜는 어가, 알록달록한 휘장과 태평소를 불며 따르는 모습이 아름다운 전통 의상,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물씬 풍기는 서울빛초롱축제 현장.

빛으로 지은 광화문과 황금빛을 내뿜는 어가, 알록달록한 휘장과 태평소를 불며 따르는 모습이 아름다운 전통 의상, 은은한 조명과 어우러져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물씬 풍기는 서울빛초롱축제 현장.

한 해의 끝자락, 반짝이는 불빛과 따뜻한 추억이 함께하는 여행을 떠나보자. 도심을 밝히는 화려한 등불과 동화 같은 마을, 낭만적인 야경이 특별한 순간을 선사한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곳에서 잊지 못할 겨울밤을 만끽해 보자.

빛의 물결로 가득 찬 서울

송년과 새해가 맞물리는 시기, 연말연시 동안 서울은 빛의 물결로 가득 찬다. 청계천부터 광화문 광장까지 ‘서울빛초롱축제’를 비롯해 ‘겨울, 청계천의 빛’ ‘서울라이트광화문’ 등 빛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기 때문이다. 추위에도 불구하고 하루쯤은 야외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외국인 여행자들이 요즘 가장 즐겨 찾는 서울빛초롱축제.

외국인 여행자들이 요즘 가장 즐겨 찾는 서울빛초롱축제.

먼저 서울빛초롱축제부터 만나보자. ‘2009 한국 방문의 해’를 기념하기 위해 처음 개최된 이후 지금까지 16회째 이어지고 있는 서울을 대표하는 야간 빛 축제다. 올해는 ‘SOUL LANTERN: 서울, 빛을 놀이하다’라는 주제로 200여개의 화려한 빛 조형물을 설치했으며 내년 1월12일까지 청계천 일대에서 진행된다.

축제 장소는 총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다. 우선 청계천 폭포 위에 설치된 미디어아트를 관람한 후 계단을 내려가 보자. 물길을 따라 한지 등 조형물 전시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첫 번째 테마는 ‘빛의 연희’. 놀이패가 한바탕 신나게 산대놀이를 벌이고 나면 광화문으로 향하는 어가 행렬이 이어진다. 빛으로 지은 광화문과 황금빛을 내뿜는 어가, 알록달록한 휘장과 태평소를 불며 따르는 모습이 마치 꿈결처럼 천천히 지나간다. 아름다운 전통 의상과 은은한 조명이 어우러져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물씬 배어난다. 그래서인지 외국인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이기도 하다.

광통교와 광교 사이는 일상을 비껴가는 구간이다. ‘빛으로 일상탈출을’이란 테마로 꾸며졌다. 실제 크기의 30분의 1 배율로 축소한 에펠탑과 빅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인터랙티브 전시인 서울빛마불이 여행에 대한 설렘을 불러일으킨다. 말뚝박기와 썰매타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를 재현한 조형물은 옛적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3구역인 광교~장통교 구간은 전통 혼례와 장원 급제 등 ‘일상의 희락’을 빛으로 구현했다. 그 빛을 따라 삼일교에 이르면 서울의 대표 캐릭터인 해치와 친구들이 펼치는 모험과 낙화놀이가 빛 여행의 대미를 장식한다.

여기에 빛나는 추억을 더하고 싶다면 빛초롱 놀이터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청계천 광교갤러리를 방문해 보자. 꽃자수나 자개 손거울, 진주와 비즈로 꾸민 꽃노리개 키링을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체험 시간은 약 30분 정도, 가격은 1만원이다.

청계천의 빛부터 서울라이트광화문까지

신년 프로그램이 많아 연말연시에 방문하기 좋은 청계천의 빛.

신년 프로그램이 많아 연말연시에 방문하기 좋은 청계천의 빛.

청계광장에서는 ‘2024 청계천의 빛’이 펼쳐진다. 서울시와 경향신문이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로 10회째를 맞고 있다. 반짝이는 트리와 전구를 엮어 만든 아기자기한 조형물들이 환상적인 동화 마을을 연상시킨다. 무엇보다 거대한 트리처럼 보이는 유럽 양식의 아치 건물이 인상적이다. 1층은 크리스마스 요정이 상상력을 자극하고 2층과 3층 LED 전광판에서는 화려한 미디어아트 영상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꼭대기에 세워진 크리스마스트리에서는 환한 불빛이 도심을 밝게 비춘다.

어린아이들은 미니 기차를 태워주자. 놀이동산처럼 크리스마스 마을로 꾸민 공간을 앙증맞은 기차를 타고 한 바퀴 둘러보게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예쁜 추억거리를 만들어 줄 수 있다. 혼자 타기 힘든 아이들은 부모와 같이 탑승하면 된다. 요금은 무료.

신년 프로그램이 많아 연말연시에 방문하기 좋은 청계천의 빛.

신년 프로그램이 많아 연말연시에 방문하기 좋은 청계천의 빛.

이제 발걸음을 광화문 쪽으로 옮겨보자. 광화문 광장에도 여러 가지 행사들이 열린다. ‘서울빛초롱축제’와 더불어 진행되는 ‘광화문 마켓’은 핸드메이드 소품과 장식품 등을 판매하는 아담한 부스들이 늘어서 있어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나만의 새해 카드 만들기, 산타 소원 분수에 동전 던지기, 스탬프 투어 등 가족들이 함께 즐기기 좋은 프로그램도 많다. 세종대왕 동상 뒤편으로는 ‘서울라이트광화문’이 펼쳐진다. ‘윈터페스타’의 일환으로 마련된 ‘서울라이트광화문’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광화문 광장에서 각각 진행되는 대규모 미디어아트 행사이다. 독특한 설치미술 작품들을 하나씩 관람하며 광화문에 이르면 역사와 미래를 주제로 한 대형 미디어파사드가 주변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시시각각 광화문에 새 옷을 입힌다.

유럽 감성 가득한 루덴시아 테마파크

유럽 감성이 가득한 루덴시아 테마파크 전경.

유럽 감성이 가득한 루덴시아 테마파크 전경.

서울 근교에서도 빛으로 물든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경기 여주시에 위치한 루덴시아 테마파크는 유럽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유럽산 붉은색 벽돌로 지은 웅장한 건축물과 아름다운 조경이 어우러져 감성 가득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올해 12월31일까지 미러클 크리스마스 축제를 개최해 화려한 조명이 어우러진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해가 지면 더욱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진다.

어둠이 깔리기 전까지는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 루덴시아에는 4개의 갤러리와 3개의 스튜디오가 마련되어 있다. 갤러리와 스튜디오마다 볼거리가 많아 시간 여유를 두고 천천히 둘러봐야 한다. 메인 거리를 따라가며 갤러리와 스튜디오를 차례로 탐방하며 즐기면 좋다. 먼저 아트 & 토이 갤러리에서 다양한 장난감과 예술 작품들을 만나 보자. 1세대 로봇부터 액션 피겨까지 다양한 장난감과 예술 작품 컬렉션을 감상할 수 있다. 이후에 앤티크 갤러리와 장난감 자동차 갤러리를 차례로 둘러보면 좋다. 앤티크 갤러리는 700년 된 목조 예수상, 500년 전 인쇄된 아베마리아 악보집 등 귀한 소장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작은 박물관에 온 듯한 기분마저 든다.

장난감 자동차 갤러리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전시관이다. 오래된 클래식 자동차들은 어른들에게도 추억을 선사한다. 아날로그 스튜디오는 시대와 테마별로 여러 전시관이 이어져 있다. 국내에서 보기 힘든 빈티지 TV와 라디오를 비롯해 각종 레코드와 카세트테이프 등 음악 애호가들이 추억을 나누기 좋은 공간이다. 시대별 인기 가요와 가수들을 모아 놓은 전시관도 발길을 붙잡는다.

루덴시아 내에서도 최고의 포토존으로 꼽히는 루덴시아 플라자.

루덴시아 내에서도 최고의 포토존으로 꼽히는 루덴시아 플라자.

미국의 유명 모형 기차 업체인 라이어널과 독일의 마르클린의 모형 기차들을 전시한 기차 갤러리와 레트로 분위기가 물씬 나는 트램 스튜디오, 방대한 양의 재봉틀이 전시되어 있는 재봉틀 스튜디오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레이스가 풍성한 드레스 등 중세 유럽 의상을 대여해 특별한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시간 여행에 나선 듯 근사한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테마파크 내에 카페와 레스토랑도 있어 천천히 쉬어가며 관람하기를 권한다.

해가 지기 시작하면 야외로 나서야 한다. 전망대에 올라 산 너머로 지는 노을을 감상한 후 불빛들로 가득한 루덴시아의 또 다른 모습을 눈에 담아보자. 묵은해를 털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을 환하게 밝혀준다.

알고 가세요

‘2024 서울빛초롱축제’는 2025년 1월12일까지, ‘2024 겨울, 청계천의 빛’은 올해 12월31일까지 열린다. 축제 기간 점등 시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입장료는 없다. ‘광화문 마켓’과 ‘서울라이트광화문’은 2025년 1월5일까지, 마켓은 오후 5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금요일~일요일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운영된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 2호선 을지로입구역, 5호선 광화문역에서 내리면 찾아가기 쉽다.

루덴시아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1시간 전 입장 마감한다(금요일은 오후 8시까지, 주말 및 공휴일은 오후 9시까지 운영). 입장료는 성인 2만7000원, 소인 1만7000원이다. 반려동물 출입은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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