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레코드’에 평화적 교류 의지 담아
재임 기간 중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지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9일(현지시간) 별세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공직자의 정점에 서서 우리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평생을 바쳤다”고 애도했다. 그러면서 “장거리 우주 탐사선 ‘보이저호’에 실린 (태양계 밖 외계 생명체를 향한) 카터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그가 가진 품위와 선의를 담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NASA는 빌 넬슨 국장 명의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카터 전 대통령은 항상 옳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고, 그의 삶과 유산은 미국과 전 세계에 모범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집권 기간에 NASA를 중심으로 전개된 우주왕복선 개발을 집중 지원했다. 1981년부터 2011년까지 운영된 우주왕복선은 비행기처럼 큰 날개가 달린 발사체로, 지구 궤도에 사람이나 화물을 올린 뒤 지상으로 돌아오는 임무를 띠었다. 반복적인 사용이 가능해 운영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됐다. 허블우주망원경과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비롯해 각종 인공위성을 운송하는 데 쓰였다.
카터 전 대통령과 NASA의 인연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또 있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2호에 탑재된 정보 저장장치 ‘골든 레코드’에 카터 전 대통령의 목소리가 녹음됐다. 골든 레코드는 장거리 탐사선인 보이저 1·2호를 언젠가 태양계 밖 외계 생명체가 발견했을 때 지구가 어떤 행성인지 소개하는 것이 목적으로, 지구에 있는 자연·인공물의 모습과 소리가 담겼다.
카터 전 대통령은 골든 레코드에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한 뒤 언젠가 은하계 문명 공동체에 합류하기를 희망한다”며 “(골든 레코드에 담긴) 기록은 광대하고 멋진 우주에서 우리의 희망과 결단력, 선의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인간 문명이 외계 생명체와 평화적인 교류를 원한다는 뜻을 담았다. 골든 레코드에 이 같은 문장 형태의 메시지를 담은 ‘지구인’은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었던 쿠르트 발트하임과 카터 전 대통령뿐이었다.
NASA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통해 “골든 레코드 발송에 기여한 카터 전 대통령의 별세를 애도한다”며 “그의 메시지는 거대하고 멋진 우주를 가로질러 계속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77년부터 1981년까지 제39대 미국 대통령을 지냈으며 이날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