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목표 ‘금연’ 작심삼일 넘어서려면··· ‘도파민’을 잡아라

2025.01.04 07:00


새해 금연이란 목표를 이루는 데엔 흡연의 폐해와 금연의 이점을 잘 이해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

새해 금연이란 목표를 이루는 데엔 흡연의 폐해와 금연의 이점을 잘 이해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게티이미지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했으나 작심삼일 이후 포기로 돌아서는 이들이 나오는 시점이 됐다. 담배를 끊기 어려운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특히 니코틴이 뇌의 ‘도파민’ 분비를 자극하고 금단증상을 부르는 작용을 간과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이런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금연을 돕는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면 금연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담배 연기에는 타르, 니코틴, 일산화탄소 등 다양한 유해물질이 포함돼 있어 흡연을 하면 폐암, 심혈관질환, 뇌졸중 등 심각한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높아진다. 특히 니코틴은 흡연자가 지속적으로 흡연을 갈망하게 만드는 주요 물질로, 뇌의 니코틴 수용체와 결합해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킨다. 도파민은 각성과 집중, 쾌감 등을 느끼게 하며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등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결국 흡연을 통해 쾌감을 맛본 뇌는 더 많은 쾌감을 탐닉하기 위해 중독(의존)의 길로 들어서는 셈이다.

니코틴은 의존성이 높은 다른 약물들처럼 흡입을 중단할 때 금단증상을 일으키게 한다. 장기간 담배를 피운 흡연자는 내성이 생겨 니코틴을 흡입해도 느끼는 쾌감은 크지 않지만 바로 이 금단증상 때문에 금연을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된다. 일정 시간 이상 니코틴이 흡수되지 않으면 불안, 초조, 짜증, 집중력 저하 등 부정적인 심리적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은 며칠만 지나면 크게 줄지만 그동안의 불편감을 감내하기가 쉽지 않은 탓에 적지 않은 흡연자들이 다시 니코틴을 흡입하는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 금단증상을 해소하려 하는 것이다.

금단증상을 덜면서 금연 목표를 이루려면 여러 형태의 치료제 또는 보조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와의 상담이나 담배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인지행동적 치료 기법 등도 효과를 높인다. 서민석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담배의 해로움을 알면서도 금연이 어려운 이유는 니코틴의 강한 중독성 때문”이라며 “스스로의 의지가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문가 상담과 약물 치료가 병행될 때 금연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지역 보건소와 병원에 개설된 금연 클리닉에선 개인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금연 치료제·보조제를 활용한 치료법도 제공한다. 치료제인 바레니클린 성분의 약제는 니코틴 수용체와 대신 결합해 흡연 욕구를 줄여주는 효과를 보인다. 보조제는 니코틴을 담배 대신 몸에 붙이는 패치나 씹는 껌 등의 형태로 흡수시켜 금단증상을 줄여주는 원리다. 다만 금연 치료제와 보조제도 부작용은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을 병행하며 사용하는 것이 좋다.

흡연자들은 담배를 끊은 뒤의 금단증상을 먼저 생각하며 과도한 두려움을 느끼는 경향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금연이 몸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 역시 생각보다 빠르게 나타난다. 금연 20분 후 심박수와 혈압이 정상화되고, 12시간이 지나면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다. 2주 후에는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폐 기능이 향상되며, 한달이 지나면 기침과 숨 가쁨이 줄어들고 폐 감염 위험도 감소한다. 비흡연자로 돌아온 시간이 더 길어지면 심혈관질환이나 각종 암 발생 위험도 흡연자였을 때보다 크게 낮아진다. 흡연자 본인뿐 아니라 간접흡연으로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미쳤던 악영향도 금연을 통해 사라진다. 이런 긍정적인 결과를 되새기는 것도 금연 성공의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흡연 습관을 대신할 운동이나 새로운 취미로 긍정적인 방향의 성취 의욕을 높여 도파민 자극을 유도하는 것도 좋다. 이전까지는 흡연으로 분비되는 도파민에 의존했다면, 금연을 시작한 뒤부터는 건강한 생활이란 도전 과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도파민을 이용하는 셈이다. 이런 습관이 정착되면 설령 금연에 한두 번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 서민석 교수는 “금연은 개인 건강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지인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선택”이라며 “새해를 맞아 금연을 결심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계적으로 도전하길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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