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조각부터 국보 ‘금강전도’까지···몰려오는 세계 걸작들, 눈 호강하네

2025.01.07 18:06 입력 2025.01.07 19:58 수정

올해 주목 받는 국내 전시

부르주아, 8월 90여점 선보여

론 뮤익, 4월 첫 아시아 개인전

겸재 정선 회화 120여점 한 자리에

상설전으로 만나는 ‘이건희컬렉션’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 조각 ‘엄마’(Maman·1999). 호암미술관 제공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 조각 ‘엄마’(Maman·1999). 호암미술관 제공

거대한 거미 조각 ‘마망’(Maman·엄마)으로 유명한 루이스 부르주아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작가 이불의 대규모 회고전, 극사실주의 조각으로 세계적 스타가 된 호주 출신 조각가 론 뮤익의 아시아 첫 개인전까지. 2025년엔 세계적 거장의 작품 세계를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가 찾아온다.

루이즈 부르주아가 물들이는 가을

루이스 부르주아. 낸다 랜프랭코 촬영. 호암미술관 제공

루이스 부르주아. 낸다 랜프랭코 촬영. 호암미술관 제공

올해 가을은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의 계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즈·키아프가 동시에 열리는 이 기간,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한 해 가장 공들인 전시를 이 시기 선보이는데, 국내 대표적 미술관과 갤러리가 모두 부르주아를 선택했다. 호암미술관과 국제갤러리 두 곳에서 부르주아의 개인전이 동시에 열린다.

호암미술관은 8월 국내에서 25년 만에 열리는 부르주아의 대규모 개인전을 선보인다. 호암미술관 야외에 설치된 9m 높이의 ‘엄마’(Maman, 1999)와 3m 높이의 작은 ‘엄마’를 비롯해 ‘밀실 XI(초상)’ 등 리움미술관 소장품을 비롯해 부르주아의 초기 회화 등 주요 작품 80~90여 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르주아는 아버지의 불륜과 어머니의 이른 죽음 등 불행했던 가족관계와 유년 시절의 트라우마로 오랫동안 정신분석을 받았다. 생전에 “내 작품은 정신분석의 한 과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부르주아의 일기와 정신분석일지 등 작가의 내면세계를 보여주는 글을 렌즈 삼아 그의 작품 세계를 더 깊고 풍부하게 들여다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부르주아는 정신분석 과정을 많은 글로 남겼다. 실제 작가가 남긴 글과 작품을 함께 전시해 작가의 내면세계를 반추하고 어떻게 그의 창작 세계가 전개됐는지 알 수 있도록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에서도 지난 9일까지 부르주아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렸는데, 모리미술관에서 선보인 작품 일부도 국내에 소개될 예정이다.

같은 시기 국제갤러리에서도 부르주아의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가족, 모자 관계, 커플 등 다양한 관계를 변주하며 표현한 드로잉 작품들을 중심으로 선보인다.

이불 작가. 사진촬영 윤형문. 리움미술관 제공

이불 작가. 사진촬영 윤형문. 리움미술관 제공

이불 ‘나의 거대서사_바위에 흐느끼다...’(2005) 리움미술관 제공

이불 ‘나의 거대서사_바위에 흐느끼다...’(2005) 리움미술관 제공

리움미술관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정면 외벽에 조각을 전시해 화제가 된 이불 작가의 예술 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를 9월 선보인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40여 년에 걸친 작품 세계를 탐구하는 서베이(연구) 성격의 전시다. 초기 노래방 작업과 사이보그 연작부터 ‘나의 거대 서사’(2005~) 작업 등 이불 작가가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다. 홍콩 엠플러스(M+)미술관과 공동 기획으로, 내년 3월엔 엠플러스미술관에서 순회 전시를 열 예정이다.

론 뮤익 ‘In Bed’(2005), 혼합재료, 162×650×395cm.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론 뮤익 ‘In Bed’(2005), 혼합재료, 162×650×395cm.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에선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극사실주의 조각’으로 세계적 인기를 얻은 론 뮤익의 첫 아시아 개인전을 오는 4월 선보인다. ‘혈관이 들여다보일 듯한 피부, 진짜 같은 신체 주름과 머리카락’ 등 실재 같은 조각을 통해 인간의 존재, 삶과 죽음에 대한 근원적 의미를 모색해 온 작가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전시다. 론 뮤익의 대표작 ‘Mass’(2017)도 이번에 한국을 찾는다. 해골 모양의 조형물 100개로 구성된 압도적 스케일의 작품 운송비만 15억원 가량이 들었다는 후문이다. 프랑스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과 공동 주최로 열린다.

겸재 정선 회화의 ‘진경’

겸재 정선 ‘금강전도’(1734). 호암미술관 제공

겸재 정선 ‘금강전도’(1734). 호암미술관 제공

4월엔 한국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회화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가 호암미술관에서 열린다. 겸재 정선 작품의 주요 소장처인 삼성문화재단과 간송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전시로, 두 기관이 소장한 겸재 정선의 주요 작품이 출품돼 기대를 모은다. 진경산수화, 인물화, 화조영모화 등 120여 점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정선의 회화세계 전모를 조명하는 전시다. 10년 만에 일반에 공개되는 국보 ‘금강전도’(1734) 등을 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6월 조선 전기 미술에 초점을 맞춘 전시를 선보인다. 1392년 새로운 나라가 들어선 순간부터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기까지 약 200년 동안 조선 전기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태조 이성계를 그린 어진, 사계절의 변화를 섬세한 필법으로 그린 ‘사시팔경도’ 등이 주목할 만하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3월 ‘조선민화대전’을 연다. 자유롭고 즉흥적 화법으로 표현된 조선시대 민화의 미감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전시로, 16개 기관이 소장한 1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안착한 ‘이건희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은 2년간 지역의 10개 기관을 순회한 이건희컬렉션을 상설전을 통해 안정적으로 선보인다. 과천관에 1900~1980년대 박래현, 박수근, 오지호, 이중섭, 장욱진 등의 작품을, 서울관에선 1960년대 이후 현재까지의 김환기, 서세옥, 박서보, 유영국, 윤형근 등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물방울 화가’ 김창열의 사후 첫 미술관 회고전도 8월에 열린다. 전시 초기 작업부터 뉴욕시기, 프랑스 초기를 거쳐 말년까지 김창열을 물방울로 이끈 창작 여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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