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CEO, 중국 업체 전시관 참관 후 “대응 필요하다”
기술력 강화·가격 경쟁력·구독형 판매 등 차별화 ‘3대 방향’ 제시
“그동안은 중국의 위협에 대한 ‘인식’ 단계였다. 이제는 인식을 실제 대응을 ‘실행’하는 단계로 옮겨야 하는 시기가 왔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번 CES에서 대규모 전시관을 꾸리고 국내 전자기업 추격에 나선 TCL·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 전시관을 둘러본 소감이었다.
TCL과 하이센스는 전시관 입구부터 163인치 고화질 TV를 비롯한 초대형 TV 라인업으로 시선을 끌었다.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미국프로풋볼(NFL), 국제축구연맹(FIFA)의 공식 파트너라는 점을 홍보 포인트로 삼고 대형 풋볼 헬멧 조형물과 2025 FIFA 클럽 월드컵 트로피를 전시했다.
조 CEO는 “중국이 내수가 어렵고, 미국과의 분쟁 때문에 큰 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우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위안화 절하 같은 무기를 가지고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력 강화, 가격 경쟁력 강화, 가전 구독을 비롯한 사업 방식 차별화 등 3가지 대응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원가 경쟁력은 (중국보다) 모자란다고 인정해야 할 것 같다”며 “중국에서의 공급망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우리가 차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보인다”고 말했다.
TV 크기를 얼마나 키울지는 고민하는 단계다. 올해 LG전자는 100인치 TV를 출시한다. 박형세 MS사업본부장은 “100인치 정도는 한국 가옥 기준 엘리베이터에 들어갈 수 있다. 그 이상으로 갔을 때 수용 가능한 가옥 구조가 전 세계적으로 몇 가구나 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CEO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중요성이 커진 로봇 사업에 대해 “현재 식음료(F&B), 물류 쪽에 집중하고 있는데, 가정 영역으로도 사업을 진화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고환율 등 불확실성을 두고는 “같은 모델을 여러 생산지에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체제를 포함해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법을 준비해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