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조사에서도 ‘국정 안정’ 요구 확인…민주, 강경 일변도 전략 딜레마 빠지나

2025.01.12 16:08 입력 2025.01.13 09:04 수정

‘빠른 탄핵’ ‘국정 안정’ 응답 비슷

민주 “보수 과포집” 평가절하하지만

강경 일변도 대여 전략 수정 목소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머리를 쓸어넘기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머리를 쓸어넘기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크게 벌어졌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정당 지지율 격차가 급격히 줄어든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잇달아 발표됐다. 민주당 내부 조사에서도 조속히 탄핵이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과 국정 안정을 추구해야 한다는 응답이 비등하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보수 지지층이 과포집 됐기 때문”이라고 평가절하했지만, 내부에선 강경 일변도의 대여 압박 기조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쓴소리도 나온다.

12일 민주당 복수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민주당은 최근 현안 관련 내부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빠른 탄핵이 우선돼야 한다는 의견과 국정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각각 약 45% 수준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국정 안정이 필요하다는 응답자 상당수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필요하다는 의견”이라면서도 “최악의 경제 상황 등 국정 안정을 챙기면서 탄핵을 추진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1월 2주차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국민의힘은 36%, 민주당은 34%의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직전 조사인 지난해 12월17~19일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24%, 민주당 지지율은 그 2배인 48%였다. NBS 1월 2주차 정당 지지율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국민의힘은 32%, 민주당은 36%로 나타났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이번 조사 결과는 보수 결집이다, 과포집이다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의 경향과 추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대변인은 이어 “여론조사에 대해 일희일비하는 입장은 아니다”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12·3 비상계엄 직후엔 진보층이, 최근엔 보수층이 여론조사 설문에 응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평가한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궤멸 위기에 처한 보수가 결집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 보수가 결집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부정선거 등 각종 가짜뉴스가 이들을 결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당 내외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부진’이라는 전반적인 추세가 공통으로 확인된 만큼 강경 일변도 전략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지도부는 최근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고, 일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에 이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까지 거론하는 데 대한 피로감이 지지율에 반영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한다.

원조 친이재명(친명)계인 김영진 의원은 지난 10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도 현재 상황에 대해 잘 분석해나가면서 국민이 가라고 하는 방향대로 가는 게 필요하다”며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등 과도하게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절제하고, 전략적 인내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도 잘 들으며 더 큰 위험으로 나가지 않게끔 관리해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극단적인 발언을 자제하라는 요청도 소속 의원들에게 재차 떨어졌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지난 7일 “윤석열은 법원에서 내란죄로 사형 선고를 받을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빠른 탄핵이 국정 안정으로 향하는 정도라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삼가야 하는 건 기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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