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직무정지 중에도 “LA 산불 정부 지원 당부”···지지층 결집 노렸나

2025.01.13 16:32 입력 2025.01.13 16:34 수정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직무정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을 언급하며 “도움이 필요하다면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고, 우리 교민 피해를 막는 데도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 드린다”고 밝혔다.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후 두 번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시지다. 체포영장 집행을 회피하는 상황에서 한·미 동맹 성과를 내세워 강경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미국은 대한민국이 가장 어려웠던 시절에 우리의 손을 잡아주었던 소중한 동맹이고, LA는 전 세계에서 교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윤 대통령은 “LA 대형 산불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며 “강한 돌풍으로 진화에 어려움이 크고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썼다. 그는 이어 “불의의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미국 국민 여러분께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하루속히 산불이 진화되고 피해가 복구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SNS로 지난달 29일 제주항공 참사에 대한 애도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지지층 결집용으로 읽힌다. 직무정지 중에도 여전히 자신이 건재하고 정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과시하면서 한·미 동맹을 내세워 강경 보수층에 소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LA 산불 난 지 시간이 좀 지나지 않았느냐. 정무적 판단이 들어간 메시지”라며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아스팔트 우파와 재외국민을 공략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에게 “지금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반이재명’ 정서”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친중 이미지가 강하지 않느냐. 이런 메시지를 통해 보수 지지층이 더 결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윤 대통령의 글 게시를 비판했다. 이지혜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탄핵으로 직무 정지된 자가 여전히 대통령 행세를 하며 정부 지원을 당부하다니 황당무계하다”며 “국민에게 총구를 겨누며 헌정질서를 유린한 내란 수괴, 적법한 법 집행을 거부한 채 석열산성에 숨어 있는 내란 수괴의 뻔뻔함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SNS에 “또 뜬금포 쏘는 윤석열씨”라며 “오늘이라도 자진 출두하든지 체포에 응해서 당신이 국민들 속에 확 질러 놓은 불이나 끄시라”고 적었다. 고민정 의원도 SNS에서 “아직도 대통령 권한을 갖고 있다고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냐”며 “관저에 숨어하는 대통령 놀음 중단하고, 본인이 밝혔던 대로 사법 심판대에 올라 책임을 지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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