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특급호텔…클래스가 다른 챔피언의 ‘나 홀로 캠프’

2025.01.13 21:13 입력 2025.01.13 21:17 수정

KIA, 부촌 어바인에서 전지훈련

식사·의료…한인회 지원 받으며

3주간 실전 게임 없이 충전에 집중

미 서부·특급호텔…클래스가 다른 챔피언의 ‘나 홀로 캠프’

KIA는 지난해 2월 호주 캔버라에 스프링캠프를 마련했다. 2023년에는 날씨가 변덕스러운 미국 애리조나에서 귀국길까지 고생한 터라 새 캠프지를 개척했지만 정착하지는 못했다. 구장 관리나 부대시설이 기존 캠프만 못했다.

이에 주장 나성범이 당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던 요청이 현실화했다. “올해 우승하면 다음 캠프는 미국 서부로 가자”는 제안에 구단은 “우승하면 달나라라도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 우승을 해버렸다. KIA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난다.

KIA가 어바인행을 확정한 것은 지난해 11월이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고 캠프지를 알아보던 중 한국 우승 팀이 전지훈련을 오려 한다는 소문이 현지에 퍼지면서 교민사회에서 지원의 손길이 속속 등장했다.

기아차 미국법인이 어바인에 있어 캠프 기간 선수단에 렌트카를 전부 지원해주기로 했다. KIA 선수단이 묵을 호텔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특급 호텔이다. 이 호텔 내 이탈리안 식당 사장이 한국인이다. 이탈리안 식당임에도 한인 셰프를 고용해 캠프 내내 숙소와 야구장까지 선수단 식사를 책임져주기로 했다. 또한 그의 도움으로 KIA는 호텔 측과 기존 캠프와 비슷한 가격에 예산안에서 계약할 수 있었다.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어바인에서도 특급 호텔에서 캠프 기간을 보낸다.

권윤민 KIA 운영팀장은 “모국의 야구 우승 팀 타이거즈가 온다며, 우리가 뭐든 돕겠다, 말만 해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한인회에서 소개받은 의사들은 ‘팀 닥터가 당연히 있겠지만 필요하면 치료나 장비 등 의료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셨다. 안 갈 이유가 없을 정도로 많이들 도와주신다”고 전했다.

프로야구 팀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어바인에 KIA가 스프링캠프를 차릴 수 있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노 게임’ 일정이다. KIA는 이번 1차 캠프에서는 실전을 완전히 배제했다.

KIA는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등 시즌 종료가 늦었다. 선수들의 부상도 꽤 많았다. 시즌을 마친 뒤에도 주요 선수들이 충분히 휴식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이범호 KIA 감독(사진)은 스프링캠프에서도 실전 단계로 가기까지 팀 전체 페이스를 늦출 계획이다.

KIA는 23일 미국으로 떠나 2월18일 귀국하며, 20일 일본으로 이동해 2차 캠프 실전에 돌입할 계획이다. 10개 구단 중 혼자 따로 떨어져 어바인에 캠프를 개척한 KIA는 3주가 넘는 기간 유일하게 실전 없이, 차분하게 ‘풀 충전’ 상태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디펜딩챔피언의 기백은 출발부터 독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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