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국내 은행들은 1분기 경제주체의 신용위험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조달 수요가 커지면서 은행들은 경제주체의 대출 수요가 커지고, 자금이 필요한 가계대출에 대한 문턱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보면, 1분기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는 전분기보다 6포인트 늘어난 34포인트를 기록해 지난 2023년 2분기(3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총 203개 금융기관의 여신업무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설문한 것으로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에 대한 평가를 가중평균해 -100과 100사이 지수를 산출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신용위험이 크다고 전망했다는 뜻이다.
차주별로 살펴보면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가 39포인트로 가장 높았고, 가계와 대기업이 28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증가 폭은 대기업이 전분기 대비 17포인트나 증가해 6포인트 늘어난 가계와 중소기업보다 신용위험에 크게 취약해진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 신용위험지수는 지난 2016년 2분기(28)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기업의 신용위험은 업황부진, 자금사정 악화 등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가계의 신용위험도 소득개선 지연, 채무상환 부담 지속 등으로 경계감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경기부진에 대응하기 위한 자금조달 필요성이 커지면서 국내은행들은 기업과 가계의 대출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수요지수는 전분기대비 18포인트 급등한 25로 지난 2021년 3분기(27)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차주별론 중소기업이 같은기간 23포인트 늘어난 31을 기록해 대출수요가 가장 컸고, 가계주택(6→19), 대기업(0→17), 가계일반(8→14)이 뒤를 이었다.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전분기 대비 26포인트 늘어난 -1을 기록해 전반적으로 대출을 조이는 기조가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가계주택(-42→6)·가계일반(-39→3) 등 가계대출은 생활안정자금과 실수요 주택담보대출을 위주로 대출태도가 완화, 대기업(-11→-3)·중소기업(-17→-3) 등 기업대출에 대해선 자본적정성과 여신건전성을 고려해 대출태도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비은행권의 경우엔 신용카드사(0)를 제외하고 상호금융조합(-31), 상호저축은행·생명보험회사(-14)를 기록해 경기하방리스크와 연체율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대출 강화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