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2~5%씩 올린다” 트럼프 경제팀, 점진적 관세인상 논의

2025.01.14 13:30 입력 2025.01.14 14:57 수정

의회 거치지 않는 IEEPA 활용 방안 검토

구상 초기 단계로 트럼프에겐 보고 안 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하원 공하당원과 회담 중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하얏트 리젠시 호텔에서 하원 공하당원과 회담 중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 경제팀이 관세를 매월 2~5%씩 점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관세를 지렛대 삼아 협상력을 높이면서 인플레이션 급등은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지명자, 스티븐 미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지명자 등이 이런 방안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구상 초기 단계인 이 방안은 트럼프 당선인에겐 보고되지 않았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의 경제 참모들은 의회를 거치지 않고 관세를 부과하기 위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른 행정권 행사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IEEPA는 안보나 경제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하면 상대국에 경제 제재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운동 때부터 모든 수입품에 최대 20% 보편관세를 적용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6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해왔다. 백악관 복귀가 확정된 후에는 취임 첫날 마약과 이민 문제를 이유로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아직 초기 논의 단계인 점진적 관세 인상은 우선 협상력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관세를 조금씩 높여가며 상대의 반응을 살피고 추가 관세 위협을 가하는 방식이 효과적인 협상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스티븐 미런은 CEA 위원장으로 지명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헤지펀드 허드슨 베이캐피털 수석 전략가로서 작성한 보고서에서 강달러, 막대한 무역적자, 약화한 산업 기반을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관세를 꼽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를 ‘무기화’하겠다는 의도를 이미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덴마크가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을 방해할 경우 “매우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 중인 캐나다에 대해서도 “경제적 힘”을 활용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점진적 관세 인상안은 관세 부과에 따른 물가 인상 압박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당선인의 고율 관세 정책을 두고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10일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의 관세 위협만으로 이미 전 세계의 장기 금리가 치솟고 있다”며 “차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전 세계 경제에 역풍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에서는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의 정책이 초래하는 물가 상승)’ 우려 속에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며 국채 금리가 치솟는 상황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은 성장 전망에 대한 리스크로 간주되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이 보복 관세로 대응할 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어 향후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결정도 복잡해진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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