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진우 전 국군수도방위사령관이 14일 자신에 대한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라는 등 이유로 국회 증언을 회피해 비판을 받았다.
이날 국회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참석한 이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이나 자신이 예하 부대에 지시한 사항 등을 묻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공소제기가 돼 답변이 제한된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 전 사령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에 의해 구속기소된 상태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 전 사령관의 공소장 내용을 들어 “윤 대통령이 ‘(국회의)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총을 쏴서라도 해라’라고 돼 있는데 이게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사령관은 “제가 공소제기가 돼 여기서 답변드리기가 제한이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으로부터 몇 번 전화를 받았냐’는 물음에도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그러면 여기서 얘기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어지는 의원들 질문에도 이 전 사령관은 비슷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윤 대통령과 사석에서 여러 번 밥 먹으면서 비상계엄 관련 의중을 알 수 있지 않았느냐’고 물었지만, 이 전 사령관은 ‘공소제기가 된 상황’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전 사령관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알 수 없다”고 했고, 이에 대해 윤 의원은 “좀 당당해라” “정말 비겁하다”고 했다.
이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일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1경비단과 군사경찰단 병력을 국회에 출동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국회)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는 등의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31일 구속기소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