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난방, 히터 대신 ‘온돌’ 원리로

2025.01.14 20:00 입력 2025.01.14 20:01 수정

한국전기연 이동윤 박사팀

‘금속섬유 발열체’ 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온돌방 원리를 이용해 전기자동차 내부를 따뜻하게 데우는 기술을 개발했다. 스테인리스강을 실처럼 얇게 뽑아 널따란 천을 짠 뒤 전기차 바닥에 깔아놓고, 이 천에 전기를 흘려 열을 내는 방식이다.

온돌처럼 온기를 차내에 오래 방출할 수 있어 겨울철 히터 가동으로 인한 전기차 주행거리 저하에 대처할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기연구원 이동윤 박사팀은 겨울철 전기차 탑승자를 위한 새로운 난방 방법인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전기차는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에 배터리 성능이 떨어진다. 그런데 이때 히터까지 켜면 전기차에 저장된 전력은 더 빨리 소모된다. 엔진을 쓰는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전기차는 폐열이 부족하기 때문에 난방을 위해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 겨울에 유독 전비(㎾당 주행거리)가 떨어지는 이유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영하 7도 환경에서 전기차 주행거리는 영상 24도일 때보다 57%나 줄어든다.

연구진이 내놓은 기술의 핵심은 히터로 공기를 데워 차내에 공급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식 주택 온돌처럼 차 바닥을 데우는 방식이다.

차량 밑바닥 전체에 이불처럼 널따란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를 깔아 열을 발생시킨다. 이러면 히터에 의존할 때보다 배터리에서 나가는 전기 에너지는 절감하면서도 온기를 더 오래 차 안에 공급할 수 있다. 히터에서 나오는 더운 바람 때문에 차내 공기가 건조해지는 일도 줄일 수 있다.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는 사람 머리카락의 절반 수준인 50㎛(마이크로미터) 굵기의 얇은 스테인리스강 재질 실로 천을 짜 만든다. 여기에 전기를 흘리면 금속이 가진 저항 때문에 열을 낼 수 있다. 이 발열체는 유연성이 뛰어나 차량 내부 곡면 어디에나 쉽게 부착할 수 있다. 또 기존 열선(니크롬선)과 비교해 같은 양의 전기를 흘렸을 때 10~30% 더 높은 발열 성능을 보였다.

이 박사는 “금속섬유만으로 면 형태의 발열체를 제작한 것은 세계 처음”이라며 “에너지 비용 절감과 범국가적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많이 본 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