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간기업 달 착륙선 실려 오늘 발사
총 11편…우주 소재로 창작된 작품
예술 저장 프로젝트 ‘루나 코덱스’ 일환
한국의 전통 문학인 시조 작품이 15일 미국 달 착륙선에 실려 우주로 떠난다.
미국 시카고 소재 한인 비영리 문화재단인 세종문화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11분(한국시간 오후 3시11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돼 발사될 달 착륙선 ‘블루 고스트’에 시조 작품 11편이 실린다.
블루 고스트는 미국 민간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이다. 블루 고스트 화물칸에 실릴 시조는 인류 문화 유산을 달로 보내 장기 저장한다는 ‘루나 코덱스’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타입캡슐을 남기는 차원이다.
캐나다 출신 물리학자 새뮤엘 페랄타가 주도하는 루나 코덱스는 전 세계 4만여명의 예술가가 창작한 미술, 문학, 음악, 영화 등 약 25만점의 문화 유산을 수차례에 걸쳐 달로 보내는 것이 핵심이다. 문화 유산은 습도나 온도 영향을 잘 받지 않는 니켈 소재 필름에 아날로그식으로 새기거나 컴퓨터 메모리카드에 디지털 형태로 담아 저장한다.
이번에 루나 코넥스에 따라 달로 가는 시조의 소재는 천체다. 구충회(달에게), 김달호(운석의 꿈), 김흥열(은하) 시인 등 한글로 지은 8편에 영문 시조 3편이 포함됐다.
블루 고스트는 지름 3.5m, 높이 2m짜리 무인 달 착륙선이며 올해 3월 초 달에 도착할 예정이다. 블루 고스트 발사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NASA는 달 착륙선을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민간기업에 맡겨 경쟁을 촉진하는 방법으로 개발하는 것이 비용 절감과 제작 기간 단축에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블루 고스트를 싣고 우주로 떠날 팰컨9 로켓 화물칸에는 일본 민간기업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또 다른 달 착륙선 ‘레질리언스’도 실린다. 레질리언스는 지구와 달 등의 중력을 최대한 이용해 동체에 탑재한 연료를 절감하는 항로를 선택했기 때문에 블루 고스트보다 달 도착 시점이 늦다. 올해 5~6월 중 월면에 내릴 예정이다.
아이스페이스는 2023년 4월 달 착륙을 시도했지만, 착륙선이 연료 부족으로 급강하해 월면과 충돌한 적이 있다. 이번 발사는 당시 문제를 개선한 재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