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오는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공식 초청받아 참석한다. 조기 대선 시 출마 의사를 밝힌 홍 시장은 취임식 초청을 두고 “대구시장 자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16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 대통령 취임식 참석 등에 관한 내용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홍 시장은 “미국에서 나를 초청할 때는 대구시장 자격으로 초청을 했겠나. 미국이 어떤 나라인데 대구시장이 눈에 보이겠나”라면서 “한국 상황이 워낙 엄중하니까 그 상황도 들어보고, 앞으로의 전개 방향도 자기들의 정책에 부합할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나를)초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자격으로 미국에서 초청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기자들이 판단하는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홍 시장은 미국을 다녀오면 향후 대선 등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두고 “그것 때문에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시장은 “정부가 전혀 기능을 못하는 상황이니까 (방미 시)미국의 조야 인사들에게 한국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2기 때 좀 올바르게 대한(국)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거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방미를 두고 한국 외교부 등의 사전 요청이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외교부가 역할을 못 한다. 정부 기능이 멈췄다”라며 우회적으로 답했다.
이날 대구시는 홍 시장의 취임식 참석이 미국 60차 대통령 취임위원회의 초청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홍 시장은 지난 7일 서울에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와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홍 시장은 남북 핵균형론을 강조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한미 관계, 일본·중국 등 동북아 정세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대구시는 설명했다.
홍 시장은 19일 워싱턴으로 출국한 뒤 트럼프 취임식과 취임 퍼레이드, 대통령 만찬,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승리’ 집회에 참석한다. 또 미주한인회 초청 간담회 등에 참석한 뒤 23일 귀국할 예정이다.
다만 홍 시장은 현재 미국 내 정계 인사 등과 추가 만남을 추진 중인 만큼 귀국 시기가 늦춰질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홍 시장은 “정국 상황이 혼란하지만 국민들 힘으로 수많은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갔고 지금의 혼란도 조속히 정상화되고 질서가 회복될 것으로 본다”면서 “트럼프 2기 주요 인사들에게 미국의 대 한국 정책과 관련해 설명하고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앞서 홍 시장은 지난달 26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탄핵 정국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장이 섰는데 장돌뱅이가 장에 안 가느냐”며 “조기 대선 상황 보면 나가야지. (출마)선언이고 뭐고 할 게 있느냐”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