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직 사퇴 이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 활동 재개 시점이 ‘1말2초’(1월말~2월초)가 될 거라는 관측이 친한동훈(친한)계에서 나오고 있다. 당분간 활동을 자제하다가 윤 대통령 수사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맞춰 당 외부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윤 대통령 구속 시점이 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전 대표가 지난달 16일 대표직에서 사퇴한지 16일로 꼭 한 달을 맞았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 체포 소식에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여권 대권주자들이 잇따라 입장을 밝혔지만 한 전 대표는 공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친한동훈(친한)계 역시 입장 표명을 자제했다.
한 전 대표 측근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 전 대표는 조기 대선에 나설 의사는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출마는 ‘상수’로 두되, 일단 “완전히 잊혀져야 한다”는 측근들 조언에 따라 철저한 잠행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행사에 초청받았지만 이 역시 불참하기로 했다.
한 전 대표의 긴 잠행에는 이 시점에서 등판해봤자 정치적으로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친한계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럴 땐 조용히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목소리가 힘을 얻는 상황에서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을 비판해봤자 보수 핵심 지지층에게는 외면을 받을 것이고, 그렇다고 윤 대통령을 옹호할 수도 없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과 체포영장 집행을 계기로 보수 지지자들이 결집하고 있는 흐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계엄 전 급락했던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최근 더불어민주당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다. 당내에서도 보수 지지층 결집에 호응하기 위해 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의원 수십 명이 윤 대통령 관저 앞을 지켰다.
한 전 대표는 당분간 잠행을 이어간 뒤 ‘1말2초’에는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고 친한계 인사들은 전했다. 윤 대통령 수사가 본격화해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 지지층의 결집세가 느슨해지면 한 전 대표가 활동할 공간이 열릴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윤 대통령 구속도 기점이 될 수 있다.
한 친한계 핵심 인사는 기자에게 “(한 전 대표가) 지방을 돌 것”이라고 말했다. 당을 탄핵 반대파가 주도하면서 한 전 대표의 활동 공간이 좁아진 만큼, 외곽을 돌며 민심을 청취하는 형태의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공부모임 형식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