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루가 방류 현수막 붙인 시민단체 벌금형···롯데 ‘7억 공사’ 주장엔 의문

2025.01.16 18:34

‘2024 수족관 감금 종식 국제공동행동의날’을 맞아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지난해 5월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역 1번 출구 인근에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방류 약속 이행 촉구 시민행동’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2024 수족관 감금 종식 국제공동행동의날’을 맞아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지난해 5월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역 1번 출구 인근에서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벨루가 방류 약속 이행 촉구 시민행동’을 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 갇혀 있는 벨루가를 방류하라는 현수막을 수조에 붙였다가 재판에 넘겨진 환경단체 활동가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9단독 김예원 판사는 16일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재물손괴,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황현진 핫핑크돌핀스 공동대표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업무방해죄의 보호 대상의 업무가 반드시 적법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피해 회사가 벨루가를 전시하는 행위를 반사회적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제는 과거처럼 동물을 인간의 교육이나 흥미, 오락을 위해서 그 생태나 습성에 반하는 방식으로 사육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시위가 정당한 행위였다는 핫핑크돌핀스 측 주장에 대해선 “정당성이 인정된다”면서도 “수조면에 접착제를 뿌려 현수막을 붙이는 방식은 사회 통념상 용인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시위로 업무를 방해한 시간이 총 20분에 그쳤다면서 이를 유리한 양형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현수막 접착제로 인해 총 7억30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는 원고 롯데 측 주장에 대해 “주장하는 내용의 공사가 필요했는지, 실제로 시행됐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롯데 측은 접착제가 남아 아크릴을 갈아내야 한다면서 7억원 규모의 공사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의문을 표한 것이다.

황 공동대표는 2022년 12월16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아쿠아리움에서 벨루가 전시 수조에 ‘벨루가 전시 즉각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접착제로 붙이고, 구호를 외치는 등의 시위를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영상을 보면 핫핑크돌핀스 활동가들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접착제와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현수막을 고정했다. 이들 제품은 물티슈나 다용도 접착제 제거제 등으로 쉽게 제거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핫핑크돌핀스 측은 “20일 동부지법에 항소장을 접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많이 본 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