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인번호 0010’ 윤석열, 수용복 벗고 정장차림으로 헌재 심판정 출석

2025.01.21 15:38 입력 2025.01.21 20:07 수정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로 구속돼 ‘수인번호 0010’을 부여받고 서울구치소에 수용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수용복을 벗고 정장차림으로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출석했다. 지난 18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한 지 사흘 만이다.

윤 대통령이 탄 법무부 호송용 승합차는 이날 낮 12시48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정문을 빠져나왔다. 대통령 경호차량이 호송차 주변을 에워싸 경호하며 이동했다. 호송차량은 오후 1시10분쯤 서울 종로구 헌재에 도착했다. 차량 행렬이 헌재 지하주차장으로 곧장 들어갔기 때문에 외부에선 윤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윤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서 의견을 표명할지 관심이 쏠렸으나 인파가 몰릴 것 등을 우려해서인지 지하주차장을 통해 대심판정으로 곧바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오후 1시58분 탄핵심판 사건 변론이 진행되는 대심판정에 모습을 나타냈다. 네이비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맨 모습이었다. 머리는 대통령이 된 이후 줄곧 유지하고 있는 2 대 8 가르마에 앞머리를 뒤로 넘긴 스타일을 유지했다. 지난 15일 체포된 직후 공개된 대국민 담화 영상보다 살이 조금 빠진 모습이었다.

대심판정 오른쪽 피청구인 측에 앉은 윤 대통령은 오후 2시 변론이 시작되기 전 사진촬영이 이뤄지자 살짝 미소를 머금은 듯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바로 옆 도태우 변호사에게 귀엣말을 하자 도 변호사는 윤 대통령 쪽으로 몸을 낮춰 끄덕였다.

윤 대통령은 대리인단이 변론할 때 별다른 표정 없이 가만히 들었다. 차 변호사가 “비상계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면서 야당을 비판하자 살짝 이를 앙다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도 변호사가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변론을 할 때엔 크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이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지적할 때는 대리인단에 눈길을 주지 않고 국회 측이 띄운 스크린만 봤다. 도 변호사가 발언 도중 숫자를 잘못 말하자 그의 팔을 툭 치고 숫자 ‘3’을 말하는 듯 세 손가락을 펼쳐 보이며 수정하게 했다.

국회 측이 계엄군의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침입 영상을 틀자 영상을 본 뒤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영상을) 잘 봤다”며 “그런데 아까 군인들이 청사에 진입했는데 직원들이 저항하니까 스스로 나오지 않느냐”며 ‘경고 차원의 비상계엄이었다’는 기존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국회의장 공관 인근에 서있던 계엄군 모습에 대해서도 “마치 체포할 것처럼 (얘기)하던데, 아마 퇴각하는 과정에서 나온 (영상인) 것 같다”고 맞받았다.

윤 대통령은 국회 측 장순옥 변호사가 앞으로 진행될 증인신문에서 윤 대통령이 출석하면 증인들이 진술하기 어려우니 “가림막을 설치해 달라”고 헌재에 요청하자 어이없다는 듯 몸통을 뒤로 젖히며 소리 내지 않고 웃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변론은 1시간40여분 지난 오후 3시43분에 마쳤다. 제복을 입은 교정본부 직원 2명과 경호처 추정 인원 3명이 문 앞에서 대기했고, 김성훈 경호차장이 직접 피청구인 좌석까지 올라가 윤 대통령을 데리고 퇴정했다. 윤 대통령은 변론을 마친 뒤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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