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내수 늘면서 가격 급등
여객선 항로 인근 무단 설치
완도해경, 22명 무더기 적발
전남 완도군 금일도 앞 해상에는 김 양식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완도해양경찰서는 최근 이곳 해상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김 양식장을 설치한 어민 22명을 무더기로 적발했다.
불법 양식장이 있는 곳은 여객선 항로 인근이어서 해상교통에도 큰 위협이 됐다.
해경은 “최근 허가된 구역이 아닌 곳에 양식장 설치가 성행하면서 선박 안전사고까지 우려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김 가격이 급등하자 최대 생산지인 전남 바다에서 불법 양식장이 기승이다. 전남도는 21일 “지난 1일부터 허가를 받지 않은 김 양식장 24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불법 양식장은 고흥 10곳, 신안 5곳, 완도 4곳, 해남 3곳, 진도 2곳 등으로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이는 도가 자체 적발한 것으로 해경 등의 적발 건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불법 김 양식장은 최근 급증하고 있다. 전남도 단속자료를 보면 2021년 21건에 불과했던 불법 양식장은 2022년 38건으로 증가했다. 2023년에는 42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도 41건이 적발됐다. 올해는 한 달도 안 돼 지난해 전체 단속 건수의 절반을 넘었다.
김은 모두 양식으로 생산하는데 전남이 전국 생산량의 80%를 차지한다. 이번 겨울에는 바다를 끼고 있는 12개 시군에서 2890어가가 920건의 허가를 받아 6만1332㏊의 양식장을 설치했다.
불법 양식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까닭은 김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은 수출이 크게 늘고 있지만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2023년 7억9254만달러였던 김 수출액은 지난해 10월까지 8억4956만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원’을 달성했다.
소비 증가로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2023년산(2022년 11월~2023년 3월 생산) 물김(가공 전 김) 1㎏은 평균 1225원에 판매됐지만 2024년산 물김은 평균 1665원에 거래되며 1년 만에 36%가 올랐다.
이번 겨울 출하되고 있는 2025년산 물김의 평균 위판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1㎏에 평균 2077원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25% 상승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불법 양식은 바다 환경을 악화시키고 과잉생산으로 가격 하락을 초래해 결국 어업인 피해로 돌아간다”며 “지속적인 단속과 홍보를 통해 어장 질서를 확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