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될수록 신장암과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규칙적인 운동으로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박용현 교수, 단국대 보건과학대학 노미정 교수,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코딩교과 박지환 교수 연구팀은 국내 지역별 미세먼지 농도와 비뇨기계 암 발생률 간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를 ‘미국 암연구 저널(American Journal of Cancer Research)’에 게재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8년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기준에 부합하는 23만1997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와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의 미세먼지 데이터를 연계해 2010년부터 8년간의 암 발생률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비뇨기계 암 발생률도 유사한 양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새롭게 비뇨기계 암을 진단받은 환자 5만677명을 미세먼지 농도의 중앙값(56㎍/㎥)을 기준으로 두 집단으로 나눠 암 발병 위험률을 분석한 결과 역시 마찬가지였다. 미세먼지에 더 많이 노출된 집단의 암 발병 위험률이 더 높았으며, 특히 신장암과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높았다. 나이·성별·흡연·음주·당뇨·고혈압 여부 등 암 발병과 관련된 요인들의 영향을 보정한 후에도 결과는 같았다.
미세먼지는 암을 일으키는 1군 발암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앞서 유럽·중국 등에서 비뇨기계 암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는 서로 엇갈리게 나오기도 했다. 이번 연구에선 국내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 미세먼지와 비뇨기계 암 위험도 간의 상관관계가 입증됐다. 박지환 교수는 “장기간의 의료 빅데이터와 에어코리아 미세먼지 데이터를 연계해 환경이 국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연구”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되더라도 규칙적인 운동으로 그 위험을 상쇄시킬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박용현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는 대상자의 경우 미세먼지 노출이 신장암·전립선암 위험 증가에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면 실내 공간에서라도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