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첫 쿼드 성명서에서 ‘한반도 비핵화’ 뺘져

2025.01.23 15:0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후 처음 열린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협의체) 회의 성명에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한 북한 관련 언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쿼드 성명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부르는 등 미국 대북정책의 초점이 비핵화에서 핵동결·군축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발표됐다.

22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신임 미 국무장관과 일본·인도·호주 외교장관은 전날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쿼드 외교장관회의 공동성명에서 “법치주의와 민주적 가치, 주권, 영토보전이 유지되고 수호되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강화하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해양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국제법, 경제적 기회, 평화, 안정이 인도태평양 지역 사람들의 발전과 번영을 뒷받침한다는 확신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들 장관은 또 “우리는 무력이나 강압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일방적 행동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중국을 겨냥했다.

그러나 이번 성명엔 한반도 비핵화를 포함해 과거 쿼드 성명에 빠짐없이 들어갔던 북한 언급이 없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3년 3월 인도 뉴델리 외교장관회의, 그해 5월 일본 히로시마 정상회의, 지난해 7월 도쿄 외교장관회의, 지난해 9월 미 윌밍턴 정상회의 등에서 나온 성명에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협력한다는 공약이 포함됐다.

이번 쿼드 성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재검토하고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폐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연 행정명령 서명식 도중 기자들과 문답에서 “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는 핵보유국”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도 지난 15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대북정책을 더 폭넓고 진지하게 살펴보려는 요구가 있어야 한다” “어떤 제재도 김 위원장이 (핵)능력을 개발하거나 그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단기간 내에 달성하기 어렵다고 본다면 북·미 정상 간 톱다운 외교를 통해 핵 동결이나 군축을 목표로 하는 ‘스몰딜(작은 규모의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때부터 “나는 김정은과 매우 잘 지냈다”며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내비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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