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도착한 미래에서, 현재를 보다

2025.01.23 20:58 입력 2025.01.23 21:02 수정

[금요일의 문장]우연히 도착한 미래에서, 현재를 보다

“물론 이런 생각이 유튜브를 볼 때만 드는 건 아닐 테지만 피할 수 없이 중독돼버리는 쇼츠 영상을 기계적으로 넘기다보면, 그리고 유명인들의 ‘리즈 시절’ 영상을 우연히 클릭하고 거기에 한없이 빠져들게 되면, 여지없이 내가 가보지 못한 미래의 어느 한 시점을 앞서 경험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일곤 했다.” <봄이 오면 녹는>(다람)

수록작 ‘시간여행자’(전하영)는 시간의 의미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 소설 속 화자는 유명인들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 쇼츠 영상을 보며 “우연히 도착한 이 미래 세계에서는 과거가 끊임없이 소환되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 “사실 나는 미래의 어느 한 시절을 살아가고 있다고 느낄 때가 가끔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그 느낌은 더 설득력을 얻고 현실적인 감각으로 다가온다”라고도 한다.

‘미래의 어느 한 시절을 살아간다’는 감각은 무엇일까? 영화감독을 꿈꾸던 시절, 열정적으로 영화를 섭렵하던 자신을 회상한다. 그는 우연히 과거 영화계에서 촉망받던 친구와 재회하지만, 한때 재능으로 여겨졌던 그의 자질이 그저 이기심과 허영에 불과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작품은 시간이 만든 간극과 그로 인해 우리의 시선과 감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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