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회견 두고 당내 갑론을박…긍정 평가 속 “민간기업 주도 성장 언제적 얘기인가” 비판도

2025.01.24 11:34 입력 2025.01.24 11:42 수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신년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신년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3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성장 담론과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하면서 당내에서는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다. 이념보다 국민의 삶을 강조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민간기업 주도 성장을 강조한데 대한 비판도 들린다. 2030 세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했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24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이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탈이념’을 강조한 것을 두고 “내란에서 촉발된 이 대한민국 국민들이 지금 정서적인 내전 상태로 가고 있는 중”이라며 “이걸 막아내지 않고 어떻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현 상황에서 탈이념을 강조한 것은 적절했다는 취지다.

실용주의를 강조한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전 총리는 “민주당이 집권을 하려면 정책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 국민들에게 지금보다 더 신뢰가 가고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며 “특히 위기에 빠져 있는 민생경제에 대한 확실한 답과 그동안 민주당이 가졌던 이념 지향적인 부분에 대해 ‘이념보다는 국민의 삶’이란 이런 것들을 기대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분배와 같은 가치보다 성장을 우선 순위로 맞춘 기조에 대한 고심이 관측된다. 한 수도권 3선 의원은 “성장까지 가는 게 맞는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맞나’라는 고민이 좀 있다”라며 “다만 무너진 경제를 살린다는 취지이고, 최근 유럽 상황을 보면 ‘혁신성장’ 하지 않으면 분배할 가치가 생산되지 않는다는 측면도 있어서, 그런 면에서의 혁신성장을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기업을 강조한 언급을 두고 날선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최근 산업 정책의 핵심은 국가전략적인 산업과 경제 안보, 이런 것들”이라며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성장이 대체 언제적 얘기인가. 선진국에선 이미 폐기된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기업하는 사람들한테는 인기가 없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 같은데, 그렇다고 기업인들이 민주당을 찍겠나”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기업이 아닌, 2030청년세대를 겨냥한 메시지를 내놨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탄핵 정국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이 하락한 배경에도 2030세대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를 도외시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지금 중도층이 가장 많이 깔린 계층은 2030 청년세대”라며 “일자리와 주거 문제가 이들에겐 핵심일텐데, 내가 당대표였다면 이 쪽에 방점을 찍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기자회견 내용을 두고 갑론을박이 나오는 것이 긍정적이란 시선도 있다. 고민정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대권) 선두주자로서 실용을 강조하는 미래 비전을 선언했는데,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받으려면 논란이 일어야 된다”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비판하거나 힘을 보태야 국민들의 이목이 이쪽으로 집중돼 아젠다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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