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67㎞ 달하는 돌풍, 불길 확산 부채질
주말 비 소식…소방당국 진화에 도움 기대
최근 대규모 산불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미국 서부 최대 도시 로스앤젤레스(LA)에서 이달 세 번째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하며 이 일대가 비상이 걸렸다.
2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산림·소방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53분쯤 LA 카운티 북부 캐스테이크호 인근에서 발생한 ‘휴스 산불’이 이틀째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산불은 약 24시간 만에 여의도 면적(4.5㎢)의 10배에 달하는 1176에이커(41.2㎢)를 태웠다.
소방 인력 4000여명이 불길을 잡기 위해 투입됐으며 화재 진압률은 24% 수준이다.
당국은 화재 지역 인근 주민 3만1000여명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잠재적인 위협이 있는 지역 주민 2만3000여명에게 대피 준비를 하라는 경고를 발령했다.
CNN 등 미 언론은 대피령이 발령된 지역에 카운티 교도소의 일부 시설이 있어 수감자 약 470명이 다른 시설로 이감됐다고 전했다.
전날 LA 서북부 지역에는 시속 67㎞에 달하는 돌풍이 불면서 불길 확산을 부채질했다. 미 기상청은 극도로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부는 날씨가 24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 봤다.
다만 이후 주말에는 비 소식이 예보돼 있어 소방 당국은 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주말인 25~26일 LA 일대엔 12.7~19.1㎜ 정도의 비가 올 것으로 관측된다. 많지 않은 강우량이지만 3개월 넘게 가뭄이 지속된 이 지역엔 단비가 될 수 있다.
LA 일대에선 지난 7일 서부 해변과 동부 내륙에서 2건의 대형 산불이 잇달아 발생해 이날까지 16일째 이어지고 있다. 서부 해변의 ‘팰리세이즈 산불’은 현재까지 94.9㎢를, 동부 내륙의 ‘이튼 산불’은 56.7㎢를 각각 태웠다. 현재 두 산불의 진압률은 각각 72%, 95% 수준이다.
두 산불로 이제까지 28명이 사망했으며, 불에 탄 건물도 약 1만6000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산불 역시 강풍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소방관들이 구축한 방어선 덕에 더 확산하지는 않고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