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컬트 ‘검은 수녀들’·로맨스 ‘말할 수 없는 비밀’ 등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반지의 제왕’ 프리퀄도 개봉
일주일에 가까운 긴 설 연휴가 장기 침체 중인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올해 설에는 오컬트, 코미디, 로맨스 등 유독 다양한 장르의 국내 영화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외화는 인기 판타지 대작 ‘반지의 제왕’ 프리퀄 애니메이션 등이 개봉한다.
■오컬트 VS 로맨스 VS 코미디 승자는?
영화 <파묘>가 일으킨 오컬트 영화의 인기를 <검은 수녀들>이 이어갈 수 있을까. 24일 개봉하는 송혜교, 전여빈 주연의 <검은 수녀들>은 이번 연휴 최대의 기대작이다. 장재현 감독이 연출한 <검은 사제들>의 속편이다. 당장 오지 못하는 구마 사제를 기다리던 유니아 수녀(송혜교)가 악령이 깃든 소년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서품을 받지 못한 수녀는 구마를 할 수 없다’는 금기를 깨기로 결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송혜교의 데뷔 후 첫 오컬트 도전이다. 전여빈은 유니아를 돕는 미카엘라 수녀 역으로 출연한다. 영화 <카운트> <해결사>를 만든 권혁재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다. 개봉 전부터 160개국에 선판매됐다.
2007년 개봉해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리메이크한 동명의 영화도 27일부터 극장에 걸린다. 학교 연습실의 낡은 피아노에 꽂혀 있는 미스터리한 악보의 곡을 연주해 20년 후 미래로 시간 이동을 한 여자 주인공이 그 시대에 사는 남자 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로맨스 영화다. 도경수가 피아니스트인 남자 주인공을, 원진아가 상대역을 맡았다. 원작에선 고등학교가 배경이었지만 리메이크 판에서는 배경이 1990년대 후반 대학교로 바뀌는 등 일부 설정이 달라졌다. 원작의 인기 OST ‘시크릿’만큼은 그대로 들을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캠퍼스를 누비는 주인공들, 들국화의 ‘매일 그대와’ 등 레트로한 감성을 담은 영화다.
웹툰 작가가 된 전직 국정원 암살요원 ‘준’이 벌이는 코미디 활극 <히트맨2>도 상영 중이다. 2020년 개봉한 <히트맨>의 속편이다. 2편에서 준은 인기 웹툰 작가로 자리를 잡고 승승장구하는 듯하지만, 아이디어 고갈로 악플에 시달린다. 딸마저 ‘아빠 웹툰은 쓰레기’라고 비난하자 충격을 받고 심기일전해 새로운 범죄 만화를 그려 인기를 얻지만, 곧 그 만화에 나온 그대로 현실에서 범죄가 벌어지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주인공 권상우뿐 아니라 1편에 출연한 정준호, 이이경, 황우슬혜 등이 그대로 등장한다. 전작에 비해 애니메이션을 많이 활용했다.
김수미 배우의 유작인 코미디 영화 <귀신 경찰>도 24일 개봉한다. 신현준이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다 벼락을 맞고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경찰 역을 맡았다. 김수미는 신현준에게 잔소리를 하는 ‘욕쟁이 엄마’ 역으로 출연한다.
■‘반지의 제왕’ 프리퀄, 재즈 애니메이션도 개봉
인기 판타지 시리즈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 애니메이션 영화도 25일 개봉한다. <반지의 제왕: 로히림의 전투>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등장하는 로한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JRR 톨킨의 원작에선 짧게 나왔던 로한의 이야기가 장대한 서사로 펼쳐진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만든 피터 잭슨이 제작을, <공각기동대 SAC> <동쪽의 에덴>으로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가미야마 겐지가 연출을 맡았다.
<서브스턴스> <존 오브 인터레스트> 등 수입하는 영화마다 호평을 받고 있는 배급사 ‘찬란’이 들여온 애니메이션 <그들은 피아노 연주자를 쐈다>도 29일 개봉한다. 보사노바 황금기에 대한 책을 쓰던 기자 제프 해리스는 우연히 테노리우 주니오르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매료된다. 주니오르는 30년 넘게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주니오르의 삶을 추적하며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여러 음악가와 인터뷰를 하던 중, 그가 아르헨티나 투어를 하다 실종됐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재즈 애니메이션 <치코와 리타>를 연출한 하비에르 마리스칼,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이 다시 뭉쳐 만든 작품이다.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도 22일 재개봉했다. 양계장에 갇혀 품지도 못할 알만 낳던 암탉 ‘잎싹’은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 양계장을 탈출한다. 잎싹은 자신을 엄마로 여기는 청둥오리 ‘초록’과 함께 족제비의 위협에 맞선다. 국제 안데르센상 후보에 오른 황선미 작가의 동명 장편 동화가 원작이다. 2011년 개봉했던 애니메이션이 슈퍼스케일드 4K로 다시 돌아왔다.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8번째 극장판 애니메이션도 설 연휴에 맞춰 공개됐다. 22일 개봉한 <극장판 포켓몬스터 AG: 뮤와 파동의 용사 루카리오>는 사라진 피카츄를 구하고 위기의 포켓몬 세계를 지키기 위해 포켓몬 뮤와 루카리오가 벌이는 모험을 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