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고수온 영향으로 양식어종이 대거 폐사하면서 피해액이 1400억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3배 넘는 규모로, 고수온 피해 집계를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다.
2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수온으로 인한 국내 양식업 피해액은 1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요 양식어종 피해액은 우럭 583억원, 굴 120억원, 전복 117억원, 멍게 114억원, 넙치 99억원 등이다. 연간 피해액은 2021년 292억원, 2022년 10억원, 2023년 438억원 등이다.
지구온난화 가속화 영향으로 지난해엔 역대급 폭염이 한반도를 덮쳤다. 평균 표층 수온은 18.74도로, 최근 57년간 관측된 수온 중 가장 높았다. 고수온 특보(수온이 28도 이상인 경우)는 7월24일부터 10월2일까지 71일 동안 이어져 고수온 특보 발령제를 실시한 2017년 이후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바다 생물에게 수온 1도 상승은 육지에서 5도 이상 오른 것과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조피볼락(우럭)과 전복 등은 수온이 24∼25도 이상으로 오르면 폐사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굴과 멍게 등은 비교적 높은 수온에서도 생존하지만, 고수온으로 인한 빈산소수괴(바닷물에 녹아있는 산소 농도가 3㎎/ℓ 이하인 물 덩어리)로 인해 집단 폐사하는 사례가 많다.
양식어종 집단 폐사는 연안 양식업이 주로 이뤄지는 남해안 일대에 집중됐다. 지난해 8월2일부터 10월2일까지 무려 62일간 고수온 특보가 이어진 경남도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통영·거제·고성·남해·하동·창원 등 연안 6개 시·군 양식어가 744곳에서 피해액이 약 600억원에 달했다. 경북 동해안에서는 집단 폐사한 양식장 어류가 300만마리를 넘어섰고, 충남에서는 바지락이 집단 폐사했다. 수협중앙회는 지난해 고수온 피해 여파로 올해 양식업 생산량이 전년 대비 1.6% 줄어들 것으로 봤다.
해수부 관계자는 “고수온 피해 어가에 재난지원금 217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이번에 203억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며 “기존 수산 정책자금 대출의 상환 기한 연기, 정책자금 이자 감면,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 추가 보험금 등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