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통령 “귀중한 미군 아껴야”···주한미군 감축 논의되나

2025.01.26 11:27 입력 2025.01.26 12:57 수정

헤그세스 국방장관 취임 “힘 통한 평화 실현하겠다”

‘안보 무임승차’ 강조한 트럼프…주한미군 영향 주목

‘국경 통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 인준 마무리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J D 밴스 미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J D 밴스 미 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해외에 배치하는 미군 병력 규모를 줄이는 방향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밴스 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취임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전에 왔던 많은 사람(전직 대통령)과 다른 점은 첫 번째로 우리의 가장 귀중한 자원을 배치하는 방식에 있어서 아끼면서 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나라를 위해 군복을 입고 자신의 목숨을 내걸 의지가 있는 남녀를 모든 곳에 보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는 우리가 그들을 어딘가 보낸다면 싸워서 신속하게 이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데 필요한 도구를 줘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게 이 정부가 다른 점”이라고 강조했다. 동맹이나 다른 나라의 안보를 위해 미국의 자원을 쓰는 데 회의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을 상대로도 거래적 관점에서 국방비 증액과 비용·역할 분담 확대를 요구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미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이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밝힌 대로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전력과 임무가 적절한지 검토하는 ‘글로벌 전력 태세 평가’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현재 약 2만8500명이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규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주한미군 규모를 약 4만명으로 부풀려 말하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필요성과 함께 주한미군 축소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다만 미·중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규모를 줄이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많다.

헤그세스 장관도 취임 선서를 마친 뒤 “우리는 미군을 우선할 것이며 힘을 통해 평화를 가져오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서 전사 정신을 복원하고, 우리 군을 재건하며, 억제력을 재구축하겠다”면서 “우리는 전쟁을 하고 싶지 않고 억제하고 싶으며, 전쟁을 책임 있게 끝내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헤그세스 장관은 성 비위 의혹과 음주 문제, 자질 부족 논란 등으로 한때 낙마 위기에 몰렸으나 전날 가까스로 상원 인준 절차에서 살아남아 취임했다. 상원에서 실시된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공화당 의원 3명이 이탈해 찬성과 반대가 각각 50표로 동률을 이뤘지만,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밴스 부통령이 ‘타이 브레이크(찬반 동수 상황에서 균형을 깨는 한 표)’로 찬성표를 던지면서 아슬아슬하게 가결 처리됐다. 이에 따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이어, 지난 20일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 라인 핵심 인사 3명이 모두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불법 이민 문제를 담당할 주무 부처 국토안보부의 크리스티 놈 장관 지명자도 이날 의회 인준 절차를 마쳤다. 국토안보부는 국경 안보를 주요 업무로 맡아 세관국경보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이민국 등을 관할한다. 놈 장관은 ‘국경 차르’로 지명된 톰 호먼 전 ICE 국장 직무대행,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충성파’로 꼽히는 놈 장관은 표결 후 “남부 국경 보안과 망가진 이민 시스템을 고치는 일을 우선시할 것”이라며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대통령의 명령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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