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수괴’ 혐의로 재판 넘겨진 윤석열, 형사재판도 지연작전 쓰나?

2025.01.26 19:14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중 차기환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중 차기환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 상태로 형사재판에 넘겨지면서 현법재판소가 진행 중인 탄핵심판 등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형사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면 탄핵심판에도 더 많은 내란죄 증거가 제공될 수 있어 윤 대통령 측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형사재판을 탄핵심판 이후로 미뤄달라는 지연전략을 쓰는 동시에 불구속 재판을 받기 위한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가 26일 윤 대통령을 내란수괴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윤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최초로 ‘피고인’ 신분이 됐다.

윤 대통령 측이 가장 먼저 시도할 것으로 보이는 대응은 형사재판 기일을 탄핵심판 뒤로 미뤄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미 윤 대통령 측은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던 지난해 12월 23일 “탄핵심판 절차가 우선”이라며 탄핵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내란죄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던 당일 한차례 조사에 응했지만 진술을 거부했고 이후 조사에는 전혀 응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형사재판을 최대한 늦추려는 건 형사재판이 빨리 진행될수록 탄핵심판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직접 위법한 계엄을 지시했다는 증거들은 내란주요임무종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군 간부 수사에서 다수 확보된 상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주요 인물인 김용현 전 국방장관은 지난 16일 형사재판이 이미 시작됐다. 다음 달 초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군 지휘관들의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이들 재판에 제출될 증거 역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재판관들의 심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윤 대통령 측이 지난 4차 변론 때처럼 위헌·위법적 계엄을 마냥 부인하는 전략을 취할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구체적으로 윤 대통령은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7월 말 이후까지 재판 일정을 지연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은 변호사는 “윤 대통령 측이 구속기간 6개월 동안 재판을 최대한 지연시키려고 할 것이라 결국 구속기소 이후 쟁점은 얼마나 형사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되느냐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이 공수처 수사의 위법성을 강조하고 구속이 부당하다는 여론전을 펼치면서 보석을 청구해 불구속 재판을 시도할 수도 있다. 이미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25일 낸 입장문에서 “검찰의 선택은 대통령의 즉시 석방뿐”이라며 “공수처의 위법한 수사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여당도 이에 호응하고 있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을 석방하고, 불구속 상태에서 일체의 논란과 흠결도 없이 적법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재판 일정과 별개로 수사 내내 시끄러웠던 공수처의 수사권 문제는 계속해서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게 뻔하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는 애당초 수사할 수 없는 대통령 직권남용죄 수사를 발판으로 수사권이 없는 내란죄 수사를 정당화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만약 재판에서 공수처의 수사권이 인정되지 않으면, 공수처가 수집한 인적·물적 증거들은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에 따라 폐기된다. 이 문제는 최근 법원이 공수처의 구속기간 연장을 불허하면서 일단락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판사 출신 차성안 서울시립대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수처 수사권이 없고 구속 자체가 부당했다면 그 자체로 구속연장 신청을 기각했을 것이지만, 법원은 보완수사 필요성이 없다는 것을 (연장 거부) 이유로 들었다”며 “이는 그동안의 구속은 정당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라고 적었다.

많이 본 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