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제주공항 결항편 계속 늘어
서해안 뱃길도 대부분 막혀
눈길 교통사고 등 피해도 증가
전국적으로 강풍과 폭설, 한파가 이어지면서 항공편과 배편 운항이 중단되고,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7일 제주 대부분 지역에 강풍특보가, 산간에는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 결항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제주공항은 이날 제주공항을 오가는 출도착 예정 항공기 413편 중 300여편이 결항했다고 밝혔다. 공항측은 제주공항의 강풍, 도착공항인 다른 지역 공항의 기상악화로 많은 결항편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공항에는 급변풍, 강풍 특보가 발효 중이다.
공항측은 기상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서 결항과 지연 운항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항공기 결항으로 제주를 떠나려던 관광객 등 탑승 예정 인원 2만여명의 발이 묶였다.
청주공항도 전날부터 내린 많은 눈으로 일부 시간대 활주로가 폐쇄됐다. 4편의 출발이 지연됐고 31편이 결항됐다. 도착편도 35편이 결항됐고, 3편은 회항했다.
청주공항은 이날 오후 9시부터 폐쇄된 활주로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다.
바닷길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날 제주와 완도, 진도, 녹동 등을 오가는 여객선 대부분이 결항했다. 제주도 본섬과 마라도·가파도 등 주변 섬을 운항하는 여객선도 운항이 통제됐다. 제주 운항 노선을 포함해 군산∼어청, 인천∼백령 등 54개 항로, 67척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강풍과 폭설로 인한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12시27분과 12시43분쯤 제주시 도남동과 용수리에서 각각 간판, 전봇대가 흔들린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후 1시12분에는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서 눈 길에 차량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충남에서는 눈길 미끄러짐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8시34분쯤 충남 당진시 서해안고속도로 서울 방향 당진분기점 인근에서 1차로를 달리던 1t 화물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2차로를 침범하면서 뒤따르던 12t 화물차와 부딪혔다. 이 사고로 1t 화물차 운전자가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고, 동상자 1명도 부상을 입었다.
경북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11시33분쯤 경주시 천북면 화산리 한 도로에서는 포터 트럭이 가로수와 충돌한 뒤 논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50대 운전자가 차량에 깔려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전날 오후 7시56분쯤 예산군 광시면 익산·평택고속도로 예산분기점 인근에서도 주행 중이던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져 멈춘 사이 뒤따르던 승용차가 정차된 차량을 추돌하는 사고가 났다.
전날 오후 10시 5분쯤에는 강원도 홍천군 서면 대곡리의 한 대형 리조트 인근에서 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버스를 견인하려던 견인차량이 눈길에 밀리면서 주변에 있던 70대 버스운전기사가 이와 충돌해 사망했다.
광주·전남지역에도 닷새째 많이 눈과 함께 맹추위가 계속되면서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 20분쯤 무안군 무안광주고속도로 보평터널 인근에서 차량 8대가 빙판길에 미끄러지면서 연쇄 추돌했다. 이 사고로 운전자·동승자 등 12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전 11시30분쯤 광주 북구 용봉동 한 2차선 도로에서도 트럭이 미끄러져 갓길에 충돌했다. 운전자는 다행히 가벼운 부상을 입었지만, 차량 수습이 늦어지면서 일대에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지난 3일부터 낙상, 교통사고 등 광주에서는 32건, 전남에서는 3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전남 지역에서 출항하는 48개 항로의 여객선 61척도 결항했다. 무등산, 월출산, 지리산 등 탐방로 일부도 통제되고 있다.
강원지역에서는 많은 눈으로 차량과 등산객이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전날 오후 10시31분쯤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안반데기에서 차량이 고립돼 2명이 구조됐고, 앞서 같은날 오후 6시8분쯤 평창군 미탄면 육백마지기 전망대에서도 4명이 고립됐다가 귀가했다.
이날 오후 3시8분쯤에는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전북 남원시 순천완주고속도로 순천 방향 57㎞ 지점에서 차량 30여대가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60대 A씨가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운전자 등 10여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