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건설사는 ‘겨울’···매출액 목표치 줄줄이 하향 조정

2025.02.09 17:06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매출 목표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곳들도 많았다. 2~3년 전 시작된 건설경기 침체로 착공 물량이 줄어든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의 한 재건축 건설현장. 이준헌 기자

서울의 한 재건축 건설현장. 이준헌 기자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들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수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매출 목표치를 30조3873억원으로 설정했다. 지난해 매출(32조9444억원)보다 7.8%를 낮게 잡은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 1조2209억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2001년 이후 23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일부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일시적 비용이 한 번에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우건설도 올해 매출액을 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DL이앤씨(8조3185억원→7조8000억원)와 GS건설(12조8638억원→12조6000억원)도 지난해 매출보다 올해 매출이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낮춰 잡은 건 공사 진행 중인 사업장 갯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건설 경기 부진으로 2023년~2024년 착공 물량을 줄인 여파가 올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매출은 착공 후 진행률에 따라 수주액이 조금씩 반영되는 구조로 최근 3년간 착공한 현장을 기준으로 잡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건설사들이 재작년과 작년에 착공 물량을 대거 줄이면서 매출원 자체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신규 수주를 조금씩 늘리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0조5281억원을 수주한 현대건설은 올해 31조1412억을 신규 수주하겠다고 발표했다. DL이앤씨도 지난해 9조4805억원보다 많은 13조2000억원을, 대우건설도 지난해 9조9128억원보다 많은 14조2000억원을 올해 신규 수주 목표치로 제시했다.

또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주택 시장은 올해에도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지만 원가율은 지난해 3·4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해외 플랜트 부문에서 매출 확대와 신규 수주를 기대 중”이라고 말했다.

많이 본 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