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탄핵시 건국전쟁”이라니, 갈 데까지 간 극우들

2025.02.09 18:15 입력 2025.02.09 22:18 수정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경찰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골단’을 자처하는 반공청년단이 헌법재판소가 12·3 내란 우두머리인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을 인용할 경우 “임시 국민정부와 미군정 주도의 ‘제2의 건국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서울서부지법 폭력·난동 사태를 모의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이번엔 헌법재판소 난동을 모의 중인 정황도 포착됐다. 극우세력들의 망상과 망동은 그 끝이 어디인가.

반공청년단은 9일 성명에서 헌재가 윤석열 파면을 결정할 경우 “미국 대통령 등에게 한미연합사령부가 조기 대선과 총선을 주관하도록 요청하겠다”며 “제2의 건국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극우 세력이 주도해 ‘임시 국민정부’를 세우고 미국에 군사적 개입을 촉구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이 탄핵되면 무정부 상태가 된다는 발상 자체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황당하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에 “심각하게 오판했다”고 비판하고, 국회의 신속한 계엄 해제에 “한국의 민주주의 절차가 승리했다”고 환영한 사실을 모르는 건가. 대통령이 트럼프로 바뀌었다고 한들 이런 황당무계한 주장을 지지할 리가 없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선 ‘헌재 폭동’을 모의하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헌재는 주변 담벼락이 낮아 넘어가기 쉬울 것 같다”며 담장 위치와 관련 사진을 올리고, 헌재 건물 내부 평면도를 공유하기도 했다. 경찰 방어를 뚫을 구체적인 방법과 수단도 게시됐다. 헌재의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인 오는 13일을 ‘법 통제가 사라지고 모든 불법 행위가 용인되는 날’이라며 폭동 가담을 선동하는 글도 있다. 디시인사이드는 지난달 19일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사전 모의한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초유의 법원 습격 사태로 인한 충격이 아직도 생생한데, 헌법의 최후 보루인 헌재를 겨냥한 테러를 모의하고 있다니, 전율할 일이다. 온라인 게시물이라고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경찰은 폭력 행위를 사전 모의한 이들을 신속히 색출해 엄정 처벌해야 한다.

극우는 이승만을 추앙하며 ‘건국전쟁’이란 말로 독재를 미화하고 독립운동 역사를 왜곡해왔다. 이제는 윤석열 내란을 계기로 아예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그 폭력성도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이들은 민주사회의 정상적인 구성원이 아니라 폭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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