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조여오는데···한국 기업 지난해 북미 매출 20% 상승

2025.02.11 10:06 입력 2025.02.11 15:12 수정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공장. 효성중공업 제공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효성중공업 초고압변압기 공장. 효성중공업 제공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한국 주요 기업들의 매출이 2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와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지난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에서 한국 기업의 북미 매출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1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제출하고 북미 지역 매출을 별도 공시한 100개사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1∼3분기 북미 매출은 전년 동기(262조2714억원)보다 19.5%(51조2516억원) 증가한 313조523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조사 대상 기업의 전체 매출도 1042조1534억원에서 1117조3468억원으로 증가했으나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25.2%에서 28.1%로 2.9%포인트 상승하며 북미 시장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업종별로 보면 IT·전기전자 분야 매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해당 업종에서 지역별 매출을 공시한 12개 기업의 북미 실적은 2023년 1~3분기 80조646억원에서 지난해 1~3분기 114조2517억원으로 42.7%(34조1871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매출 증가율(26.1%)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매출 성장세가 뚜렷했다. SK하이닉스의 2023년 1~3분기 북미 매출액은 9조7357억원(전체 매출의 45.4%)이었으나 지난해 1~3분기 매출액은 27조3058억원(전체 매출의 58.8%)으로 증가하며 3배 가까운 성장을 보였다. 전체 매출 중 북미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도 13.4%포인트 상승했다.

인공지능(AI) 기술 개발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의 북미 매출도 각각 57.3%(2795억원→4397억원), 12.3%(6843억원→7687억원) 늘었다.

트럼프 관세 조여오는데···한국 기업 지난해 북미 매출 20% 상승

자동차 업종 역시 북미 시장 매출이 증가했다. 북미 지역 매출을 별도 공시한 23개 자동차 기업의 2023년 1~3분기 매출액은 114조3563억원에서 지난해 1~3분기 129조4360억원으로 13.2%(15조797억원)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자동차 업종의 전체 매출 증가율 4.8%(285조6771억원→299조3533억원)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3분기 북미에서 57조3826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49조509억원) 대비 17.0%(8조3317억원) 증가한 수치다. 기아 매출도 같은 기간 43조7245억원에서 48조9473억원으로 12.0%(5조2228억원) 상승했다.

제약 업종은 2023년 1~3분기 북미 매출액이 6138억원에서 2024년 1~3분기 9060억원으로 2922억원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이 47.8%로 업종 중 1위였다.

반면 2차전지 업종은 북미 매출이 감소한 대표적인 산업이다. 2023년 1~3분기 8조724억원이었던 북미 매출이 지난해 1~3분기에는 6조2191억원으로 23.0% 감소했다. 특히 에코프로비엠의 매출 감소 폭이 컸다. 같은 기간 1조3225억원에서 500억원으로 96.2% 줄며 북미 매출이 급격히 축소됐다.

국내 500대 기업이 보유한 북미 지역 자회사는 1886개로 미국 1633개, 멕시코 124개, 캐나다 129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며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관세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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