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가자”···환경정책도 뒷걸음질

2025.02.11 10:36

트럼프 “플라스틱 빨대 괜찮다…상어도 문제없어”

바이든 환경 정책 뒤집기…환경단체 “잘못된 방향”

맥도날드의 탄산음료 컵과 플라스틱 빨대. AP연합뉴스

맥도날드의 탄산음료 컵과 플라스틱 빨대.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와 소비자의 플라스틱 빨대 구매를 장려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종이 빨대는 효과가 없다”며 “우리는 플라스틱 빨대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플라스틱 빨대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괜찮다”며 “상어가 바다를 헤엄치며 먹이를 먹는 동안 플라스틱이 상어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보수적인 환경 정책 기조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정책 뒤집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정부는 2035년까지 연방 정부 차원의 일회용 플라스틱 구매(빨대 포함)를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목표를 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종이 빨대(사용)에 대한 말도 안 되는 바이든의 압박을 끝내기 위해 다음 주에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정부의 종이 빨대 사용 권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플라스틱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발언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발언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당시에도 종이 빨대 대신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권장했다. 트럼프 캠프는 2019년엔 빨간색 일반 빨대에 트럼프(TRUMP) 로고를 새긴 뒤 10개에 15달러로 판매하기도 했다. 캠프는 이를 통해 일주일 만에 46만달러를 모금하는 성과도 거뒀다. 당시 아마존에서 판매됐던 플라스틱 빨대 가격은 250개에 9.9달러 수준이었다.

플라스틱 빨대는 일회용 플라스틱 오염의 원흉 중 하나로 꼽힌다. 시민의 일상을 바꾸는 빨대, 비닐봉지, 일회용 식기 등에 대한 규제는 현대적 환경보호 정책 기조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AP통신은 “여러 다국적 기업이 플라스틱 빨대 사용에서 벗어나 운영 전반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을 지속 가능 목표의 핵심으로 삼아왔기에 트럼프의 결정은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이 됐다”고 전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글로벌 해양환경단체 오세아나의 플라스틱 캠페인 책임자 크리스티 리빗은 “대부분의 미국 유권자는 기업에 대해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와 식기를 줄이도록 요구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일회용 플라스틱과 관련해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는 플라스틱 오염 위기에 직면해 있으며, 우리는 더 이상 오늘날 바다와 지구가 직면한 가장 큰 환경적 위협 중 하나를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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