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전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여당인지 야당인지, 아니면 산당인지 잘 구분이 안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을 책임지는 여당이라면서,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으로서 책임이 있을 텐데 전혀 책임감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연설에서 민주당을 44차례, 이 대표를 18차례 언급한 권 원내대표는 “헌정질서 파괴 세력은 바로 이재명”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국정에 관심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야당을 헐뜯을까’ ‘어떻게 하면 거짓말해서라도 야당을 공격할까’ 이런 생각밖에 없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며 “개인 사업하는 게 아니지 않나. 정치라고 하는 건 국민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다. 정성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여당의 ‘여’자를 잘 분석해보라”며 “행인들 주머니 터는 산적이 아니고 나라 살림을 궐내에서 책임지는 것이 여당”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회의 말미에 추가 발언을 자청해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정통보수’라고 하신 것 같다”면서 “보수는 그 시대의 핵심적 가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것을 말하는데 지금 국민의힘은 우리 사회 가장 핵심적인 가치와 질서인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건 진보도 아니고 보수도 아니고 파괴자”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이런 게 어떻게 정통 보수겠나. 정말 합리적 보수, 정통보수들이 울고 갈 일”이라며 “보수가 아니면서 보수를 참칭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부터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한다고 밝히면서 한국 역시 직격탄을 맞게 된 데 따른 대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기업·정부·정치권 할 것 없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국회에 통상 특위를 구성하자는 이야기를 몇 차례 하고 있는데 아무 반응이 없다. 오로지 이재명, 오로지 민주당, 이렇게 하지 말고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완화할 수 있도록 무엇을 지원할 수 있는지 국회 특위를 만들어 함께 의논하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 초반에 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이 재생한 ‘국민의힘 거짓말 시리즈’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엔 권 원내대표가 자신이 했던 말을 뒤집거나,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를 옹호한 발언 등이 담겼다. 김 의원은 “시리즈가 100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회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양(8)을 추모했다.